육지 200여㎞ 떨어졌는데 어떻게 왔나… 독도에 집쥐 급증

최혜승 기자 2024. 5. 1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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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멸은 사실상 불가능…당국, 적정관리 방안 마련 착수
2021년 독도에 설치된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집쥐./연합뉴스

제1호 특정도서이자 천연보호구역인 독도에 집쥐가 급증해 당국이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섰다.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은 내년 5월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독도 내 집쥐 서식 현황을 파악하고 퇴치·관리 방안과 추가 유입 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독도 내 집쥐 유입은 2010년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 때 처음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서도의 몰골 근처 자갈밭에서 사체가 발견된 것이다. 동도에선 2015년부터 집쥐가 확인되고 있다. 유입 경로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독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는 경북 울진군 죽변항 인근으로, 직선거리로 약 216㎞ 떨어져 있다. 다만 독도를 드나드는 선박을 함께 타고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쥐는 헤엄을 잘 쳐 배가 섬에 정박하지 않고 섬 가까이만 접근해도 배에서 헤엄쳐 섬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 내 집쥐 수는 2021년 기준 100~150마리로 추산됐다. 현재 집쥐가 정확히 몇 마리 서식하는 지 집계되진 않았지만, 점점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되는 횟수와 활동 영역이 늘고 있다고 한다. 독도에서 집쥐가 가장 많이 출몰하는 곳은 서도 주민 숙소다. 작년 5~10월 독도에 설치돼 운영된 5대 무인센서카메라 영상 2만9410장을 분석한 결과 집쥐는 총 716회 포착됐다. 이 중에서도 서도 주민 숙소 쪽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가장 많은 359회(50.14%) 나타났다. 이어 동도 헬기장(126회), 등대 덱(96회), 서도 상부(88회), 동도 망향대(47회) 순이었다.

작년 독도 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과 독도경비대에서 기르는 삽살개, 동도 부채바위 근처에서 관찰된 물개 1마리를 제외하면 독도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포유류는 집쥐가 유일하다.

독도에 설치된 포획틀에 잡힌 집쥐들./ 연합뉴스

집쥐가 독도 바다제비와 벼, 식물류를 먹어 치워 생태계를 교란하므로 방제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구지방환경청은 박멸보단 ‘적절히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집쥐는 암수 한 쌍이 1년에 새끼를 460마리까지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해 박멸은 어려운 목표이고, 실제로 박멸을 목표로 방제작업을 벌였을 때 부작용이 컸다. 2018년 정부와 민간 단체가 동도와 서도에서 무리하게 집쥐 방제를 시도한 결과 집쥐가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가 2019년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독도의 역사·문화적 중요성을 생각했을 때 집쥐의 유입을 막기 위해 사람의 왕래를 끊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독도 자료사진. /뉴시스

독도 내 집쥐 문제는 접근성과 사업수행기관 선정 문제로 그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으나, 관계기관이 최근 의지를 모아 실태조사 및 관리 방안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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