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수문장' 노이어에겐 너무 낯선 평점...獨 매체, "치명적인 판단 미스" 최하 평점 6점 부여
[OSEN=정승우 기자] '전설' 마누엘 노이어(38, 바이에른 뮌헨)가 낯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18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34라운드 최종전에서 TSG 1899 호펜하임에 2-4로 역전패당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72점(23승 3무 8패)에 머무르며 리그 3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같은 시간 VfB 슈투트가르트가 묀헨글라트바흐를 4-0으로 꺾으면서 승점 73점을 만들었고 뮌헨은 3위로 미끄러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3-4-2-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마티스 텔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레온 고레츠카-토마스 뮐러가 공격 2선에 섰다. 알폰소 데이비스-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콘라트 라이머-요주아 키미히가 중원을 채웠고 마테이스 더 리흐트-에릭 다이어-다요 우파메카노를 비롯해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켰다. 김민재와 해리 케인은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호펜하임도 3-4-2-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일라스 베부가 득점을 노렸고 막시밀리안 바이어-안드레 크라마리치가 공격 2선에 나섰다. 마리우스 뷜터-안톤 스타치-그리샤 프뢰멜-파벨 카데르자베크가 중원에 섰고 케빈 악포구마-플로리안 그릴리치-오잔 카박이 백스리를 세웠다. 골키퍼 올리버 바우만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 시작부터 적극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1분 만에 텔이 수비 뒤로 빠져나가면서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좋은 찬스였지만, 바우만의 선방에 막혔다.
뮌헨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분 데이비스가 박스 왼쪽을 파고든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했다. 공을 잡은 뮐러가 다시 골문 앞으로 공을 보냈고, 텔이 머리로 마무리하면서 앞서 나갔다.
바이에른 뮌헨이 순식간에 득점을 추가했다. 전반 6분 역습 과정에서 텔이 전진 패스를 시도했고 데이비스가 폭발적인 속도로 박스 안으로 진입,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파블로비치가 갑자기 주저앉아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그는 전반 35분 로브로 즈보나레크와 교체돼 일찍 경기를 마쳤다.
호펜하임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전반 8분 후방에서 노이어와 수비진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패스 실수가 나왔다. 이를 크라마리치가 넘어지면서 공 소유권을 지켜냈고 곧바로 뒤로 공을 내줬다. 이를 바이어가 차 넣어 마무리했다.
전반전은 뮌헨의 2-1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양 팀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면서 좋은 찬스를 맞이했다. 후반 15분 뮐러가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왼쪽 슈팅을 날렸지만, 옆으로 벗어났다. 후반 20분엔 크라마리치가 골문 상단 구석으로 향하는 중거리 슈팅을 때렸지만, 노이어가 날아올라 쳐냈다.
호펜하임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3분 빠르게 스로인을 처리한 뒤 베부가 잘 돌아서면서 골문 앞으로 공을 보냈다. 여기에 크라마리치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몰아치던 호펜하임이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40분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크라마리치가 가까운 골대 쪽으로 슈팅을 찔러넣으며 허를 찔렀다. 공은 그대로 수비 사이를 지나 골문 안으로 들어갔고 2-3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크라마리치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후반 42분 라이머가 후방에서 압박에 공을 뺏기면서 또 빌드업 실수를 저질렀다. 노이어의 치명적인 판단 실수였다. 크라마리치는 침착하게 한 번 접으며 수비를 따돌린 뒤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호펜하임의 대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투헬 감독의 고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며 2010-2011시즌 이후 처음으로 3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 독일 '빌트'는 양 팀 선수들의 평점을 공개했다. 득점을 기록한 텔과 데이비스가 3점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가운데 노이어는 가장 낮은 6점을 부여받았다. 독일 매체는 일반적으로 1~6점 사이로 점수를 매기는데, 6점은 잘 부여하지 않는, '최악'의 점수다.
노이어는 FC 샬케 04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에드윈 반 데 사르 골키퍼의 후임으로 영입을 고려했을 정도.
노이어는 2011년 뮌헨으로 이적한 후 이케르 카시야스, 지안루이지 부폰과 비교되면서 세계 정상급 골키퍼로 올라섰다. 그러나 세월은 속이지 못했다. 13년째 뮌헨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노이어는 어느덧 만 38세가 됐고 이번 최종전에서 실수가 나왔다.
이 경기 노이어는 5번의 선방을 기록했지만, 실점으로 이어진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후반 42분 4번째 실점 상황에서 호펜하임의 전방압박이 있었음에도 공을 멀리 걷어내는 대신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 고수했고 결국 공을 뺏기면서 그대로 실점했다.
노이어는 뮌헨 입단 후 치른 521번째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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