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 배우' 마동석, 어떻게 '극장가 백종원' 됐나 [정유진의 속닥무비]

정유진 기자 2024. 5. 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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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4' 주연 배우··기획자·제작자 3인1역 해낸 마동석
마동석/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외식 산업계에 백종원이 있다면 극장가에는 마동석이 있다. 자신이 기획하고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영화 네 편을 연달아 '천만 영화' 반열에 올려놓은 그의 성취는 100주년을 넘긴 우리나라 영화 역사 속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큰 성공이다.

'범죄도시4'가 개봉 22일째인 지난 15일 오전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마동석은 통산 '7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보통 천만 영화 한 편에 출연한 배우를 '천만 배우'라고 부르고, 두 편의 천만 영화에 출연한 배우를 '쌍천만 배우'라고 칭하는데, 마동석이 출연해 천만을 넘긴 영화는 무려 일곱 편이나 되니 '7천만 배우'라는 수식이 조금 낯설긴 해도 틀리지는 않는다.

'베테랑'(2015)은 마동석이 우정 출연해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극 중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는 대사 한마디와 액션으로 극의 마지막에 통쾌함을 더한 마동석은 단연 신스틸러였다. 이어 공유, 정유미 등과 함께 출연한 '부산행'(2016)은 주연 배우로 경험한 첫 번째 천만 영화였다. 그는 시원시원한 액션 능력으로 '고구마 요소'라 불리는 답답한 설정이 많았던 이 '천만 좀비 영화'의 숨통을 틔워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또 한 번 마동석의 매력이 영화의 맛을 배가시켰던 작품은 '범죄도시' 시리즈보다 조금 앞서 '쌍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시리즈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이었다. 여기서 마동석은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성주신 역할로 사랑받았으며, 그의 유쾌한 존재감이 흥행에도 영향력을 미쳤다. 그리고 이어진 세 편의 천만 영화가 '범죄도시2' '범죄도시3' '범죄도시4'이다.

일각에서는 '범죄도시' 시리즈와 마동석의 연이은 성공을 두고 부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극장에서의 '독과점' 문제라든가 비슷한 플롯과 캐릭터의 영화를 계속해 재생산 해내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하지만 독과점의 문제는 사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중심인 한국 영화 산업 시스템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영화 한 편의 성공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도시4' 스틸 컷

비슷한 캐릭터와 장르 영화를 찍는다는 비판에는 마동석이 앞서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신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재밌는 영화"가 제작자이자 배우로서 자신의 지향점임을 밝히며 관객들이 계속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연기자로서의 변신을 중요시 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자신처럼 '캐릭터 배우'로서 관객들이 사랑해 주는 캐릭터로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배우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범죄도시4'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는 재밌는 게 중요하다, 사람의 외모가 그렇지 않나, 어떤 사람을 이것저것 뜯어보면 단점 있지만 전체적으로 매력이 있으면 매력적인 외모라고 한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매력이 있고 재미가 있으면 재밌게 봐주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영화 만듦새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다. 마동석은 같은 인터뷰에서 평소 쉴 틈 없이 작가 및 제작진과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회의를 하며, 시나리오를 쓰고 각색을 한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또한 '범죄도시' 시리즈에 실제 형사들의 활약상을 반영하기 위해 취재에도 공을 들인다.

이런 면모들이 바로 마동석을 '극장가 백종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음식에 대한 진심과 소신으로 유명하다. 몇 년간 '설탕 논란'으로 상징되는 일부 비판적인 시선 속에서도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맛'에 대한 소신을 지켜왔고, 여러 방송에서 외식사업가이자 연구자로서 능력과 열정을 인증해 왔다. 마동석 역시 범죄 액션 영화 분야에서 '재미'라는 자신의 소신을 좇아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만큼, 그가 이뤄가고 있는 성취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기대를 해봄 직하다. 백종원이 '골목상권'을 살렸듯이 마동석이 죽어가는 극장가에 보탬이 될만한 하나의 계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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