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인류②]실제 자비스·사만다 등장…삼성 vs 애플 AI폰 시장도 격변 올까
단순 기능만 있는 빅스비·시리…삼성·애플, 구글·오픈AI와 협업 추진
구글·오픈AI가 최신 AI 기술 건네줄지 미지수…독자 기술 확보 병행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AI(인공지능) 선두주자인 구글과 오픈AI가 나란히 보고 듣고 말하는 AI 모델을 꺼내들었다. SF(공상과학) 영화 속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그녀(Her)의 사만다 같은 대화가 가능한 AI 비서가 눈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구글의 '프로젝트 아스트라'와 오픈AI의 GPT-4o는 모두 사람에 가까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대화 및 시청각 인식 능력을 보여줬다.
이처럼 AI 비서 기술이 급진전되면서 삼성전자 갤럭시 폰과 애플 아이폰에 탑재될 '손 안의 AI 비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첫 AI 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구글 등과의 AI 협업을 강조했고, 애플도 오픈AI와의 챗GPT 관련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폰과 아이폰에는 모두 빅스비, 시리라는 AI 음성비서가 탑재돼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AI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단순한 기능만 구현된다. '하이 빅스비', '시리야' 같은 명령어로 호출한 뒤 간단한 질문-답변을 하거나 단어 검색, 앱 실행, 날씨 확인, 전화번호 검색 등의 실행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AI 비서에 아스트라나 GPT-4o가 결합되면 더 길고 복잡한 대화·명령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구글 I/O 2024에서 진행된 시연회에서 아스트라는 사람에 준하는 시청각 인식 능력, 기억력, 창의력을 보여줬다.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를 모두 고려하는 멀티모달 AI 어시스턴트로 구현된 덕택이다.
오픈AI가 아스트라보다 하루 앞서 공개한 GPT-4o도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가 가능하다. 사람의 대화 응답 시간과 비슷한 평균 320밀리초(0.32초) 내에 답변을 내놓고, 계속해서 반복적인 요청을 하면 '짜증'까지 내는 등 정말 사람 같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 같은 AI 비서들이 스마트폰 양대 산맥인 갤럭시와 아이폰에 이식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폰 시리즈에 담기는 대표 AI 기능으로 구글과 협업한 '서클 투 서치'를 내세우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 속의 궁금한 물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AI가 이를 인식하고 대상에 대한 정보를 찾아주는 식이다.
시청각 능력이 향상된 아스트라가 결합되고 이를 통해 빅스비의 성능이 개선된다면 "빅스비, 지금 화면 속 남자가 입고 있는 셔츠가 뭔지 찾아줘" 같은 요청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달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과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이 서울에서 만남을 갖고 양사의 AI 협력 확대를 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다만 구글이 픽셀폰을 앞장세우며 하드웨어 독립을 꾀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AI 시대 양사의 동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를 고려한 듯 삼성전자도 삼성 가우스 중심의 온디바이스 AI 기술에 힘을 쏟는 등 자체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7월 중 가전 제품에 우선적으로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를 접목한 빅스비를 탑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일각에서는 오픈AI의 GPT-4o 시연 이후 애플이 미소 지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AI 후발 주자로 평가되는 애플은 곧 공개될 iOS 18과 아이폰16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파트너사를 탐색 중이다. 특히 오픈AI와 iOS 18에 생성형 AI '챗GPT' 기능을 적용하는 계약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양사가 계약 성사 시점 및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에 생성형 AI 기반 챗봇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리 또한 GPT와의 결합을 통해 실제 사람과 같은 대화가 가능한 훨씬 똑똑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애플와 오픈AI의 협업이 챗GPT에만 한정될 지, GPT-4o까지도 확장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GPT-4o 협력이 성사된다면 시리에 한층 더 날개를 달아줄 수 있지만, 오픈AI가 완전한 독자 상품으로 선보일 경우 최악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애플 또한 '에이잭스(Ajax)' 같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등 독자적인 AI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수주 이내 GPT-4o를 출시할 예정이며, 구글은 아스트라 출시 목표를 연말로 잡고 있다. GPT-4o는 한국어를 포함한 50개 언어 인식이 가능하지만, 아스트라는 아직 영어만 지원하고 있다. 아직은 GPT-4o가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더 빠르게 세상에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이들 AI가 어떤 식으로 진화해 스마트폰 등에 이식될 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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