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도구 사용하는 해달, 더 큰 먹이 먹고 이빨 손상 적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주 표지로 가슴 위에 돌을 올려둔 채 물 위에 둥둥 떠있는 해달의 모습을 실었다.
크리스 로 미국 오스틴텍사스대 교수 연구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은 더 큰 먹이를 잡아먹고 이빨의 손상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먹이를 사냥하고 손질할 때 돌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의 습성은 학계에서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주 표지로 가슴 위에 돌을 올려둔 채 물 위에 둥둥 떠있는 해달의 모습을 실었다. 표지 왼쪽 아래에는 '강력한 도구들(POWERFUL TOOLS)'이란 문구도 보인다.
조개, 전복, 게 등을 주된 먹잇감으로 삼는 해달은 돌을 이용해 먹잇감을 사냥하고 손질한다. 해달의 이러한 방식은 먹잇감이 가진 딱딱한 껍질을 깨부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다.
해달이 먹이를 잡아먹는 데 도구를 사용하면서 얻게 되는 이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크리스 로 미국 오스틴텍사스대 교수 연구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은 더 큰 먹이를 잡아먹고 이빨의 손상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동물이 사냥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번거로우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먹이를 사냥하고 손질할 때 돌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의 습성은 학계에서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먹이가 가진 딱딱한 껍질을 깨는 것 외에 해달이 얻을 수 있는 명확한 이익이 있다는 이야기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 사는 해달 196마리에게 인식를 부착해 이들의 도구 사용 양상과 식이 패턴 그리고 치아 건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도구를 사용하는 해달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해달보다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섭취할 수 있었다. 먹이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이빨에 발생하는 손상도 훨씬 적었다.
도구를 사용할 가능성이 암컷이 수컷보다 높았다. 수컷에 비해 작은 몸집과 이빨로 무는 힘이 약한 암컷은 전략적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구를 활용한 암컷은 수컷보다도 최대 35% 더 단단한 먹이를 섭취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돌고래와 침팬지, 보노보 등도 같은 이유로 암컷이 수컷보다 도구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도구를 사용하는 사냥 방식은 새끼에게 전달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해달의 도구 사용이 장기적으로 해달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중부 연안의 경우 비교적 쉽게 속살을 얻을 수 있는 전복이나 성게와 같은 먹이가 감소하면서 해달이 더 딱딱한 껍질을 가진 먹이를 섭취하고 있다. 게, 조개, 홍합, 바다 달팽이 등의 단단한 외피는 해달의 이빨을 손상시키며 생존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