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선택은 옳았다...무명 7R 3년차 투수, 벼랑 끝 팀 구한 '생애 첫 승'[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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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의 미국행을 지원했다.
이의리(22) 윤영철(19) 정해영(23) 등 KIA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투수들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성적은 13경기 31⅓이닝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61. 시즌 중반 대체 선발로 6경기에 나섰으나 5이닝을 넘긴 적이 없었던 투수다.
KIA가 승리를 확정 짓자 동료 투수들은 황동하에게 물세례를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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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의 미국행을 지원했다.
행선지는 '투수 사관학교'로 불리는 드라이브라인 센터. 잠재력을 꽃피우는 것을 돕고, 팀 전력을 강화할 의도로 선뜻 지갑을 열었다. 이의리(22) 윤영철(19) 정해영(23) 등 KIA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투수들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 중엔 황동하(22)도 끼어 있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2023시즌 1군 무대를 밟았다. 성적은 13경기 31⅓이닝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61. 시즌 중반 대체 선발로 6경기에 나섰으나 5이닝을 넘긴 적이 없었던 투수다. 좋은 구위를 갖고 있었지만 제구력이나 스태미나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투수. 상위 라운드에 지명돼 선발, 마무리로 활약 중인 나머지 투수에 비해 이름값에서도 밀렸던 게 사실.
하지만 황동하는 KIA가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만든 재목이다.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개설한 투수 아카데미 1기생으로 데뷔 시즌 내내 퓨처스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지난 시즌 대체 선발 등판에서 비록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소화하기 위해 탄탄한 뎁스가 필요했던 KIA는 미국행을 계기로 황동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길 바랐다.
불펜에서 출발한 올 시즌. 4월까지만 해도 KIA의 기대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 듯 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4월 27일 잠실 LG전에서 3⅔이닝 6안타(2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디펜딩챔피언' LG 타선의 힘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KIA는 점점 위기를 향했다. 이의리에 이어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마저 부상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구멍이 커졌다. 시즌 초반 활약했던 불펜 피로 누적까지 겹치면서 승수 쌓기는 더뎌졌다. 대체 선발이 구멍을 최소화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3일 광주 한화전에서 황동하는 1군에서 처음으로 5이닝 투구를 펼쳤다. 결과는 6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3실점의 패전 투수였지만, 대체 선발로 제 몫은 충분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2일 광주 SSG전에선 5이닝 2안타 무사4구 2탈삼진 1실점 역투했지만, 이날도 승리는 따라오지 않았다.
18일 창원NC전. KIA는 황동하의 어깨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6일 광주 두산전에서 연장 12회 혈투를 펼치며 8명의 불펜 투수를 썼고, 17일 창원 NC전에서도 김건국-김사윤 조합으로 5이닝을 틀어 막은 뒤 4명의 투수를 더 써서 승리했다. 불펜 체력이 바닥난 가운데 황동하가 얼마나 긴 이닝을 막아주느냐가 관건이었다.
황동하는 또 5이닝을 채웠다.
5안타(1홈런) 2볼넷으로 2실점했지만, 대체 선발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풀카운트에서 흔들리던 이전과 달리 공격적인 투구로 4개의 탈삼진을 뽑아내기도. 야수들도 집중력 있는 수비로 황동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말 2사후 서호철과 11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으나, 박건우를 뜬공 처리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우자 벤치에서 그를 바라보던 '대투수' 양현종이 박수를 보내며 쾌투를 축하했다. 황동하의 역투 속에 KIA는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NC를 이틀 연속 격파하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KIA가 승리를 확정 짓자 동료 투수들은 황동하에게 물세례를 쏟아부었다. 물벼락을 맞으면서도 황동하는 얼굴을 감싸쥔 채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아끼지 않은 구단,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무명 딱지를 떼고 1군 투수로 거듭난 선수의 노력이 만든 하모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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