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백서 논쟁에 한동훈 전대 출마론 되레 힘받나

류미나 2024. 5. 19.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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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참패 책임만 뒤집어 쓸 수 있어 전대 나올 것"
한동훈 '몸풀기' 시그널도…총선 이후 첫 현안 메시지 발신
손 흔드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론이 '총선 백서' 논쟁과 맞물리며 오히려 힘을 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선 패인을 분석하는 백서에 한 전 위원장 책임론을 기술하는 문제를 두고 당내 논란이 가열되면서 한 전 위원장이 이를 출마의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조정훈 당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공동 책임'을 언급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조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둘 다 (패배에) 책임이 있다"며 "이건 팩트이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서특위는 오는 29일 한동훈 비대위 때 사무총장을 지낸 장동혁 의원을 불러 총선 패인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뒤 한 전 위원장을 면담할 계획이다.

특위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속단할 수는 없지만, 백서는 6월 중 발간이 목표"라고 말했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는 '6월말 7월초'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만큼 전대 이전에 백서가 나오는 일정인 셈이다.

친한계는 이런 백서특위의 움직임에 "조 위원장 본인의 당권 도전을 위해 한 전 위원장을 의도적으로 겨냥하는 것"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면서 총선 백서 논쟁이 한 전 위원장을 당내 이슈의 중심에 세우면서 자연스레 출마론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당권 경쟁에 (총선 백서 이외에) 다른 이슈가 끼어들 틈이 없지 않나"라고 했고, 다른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가만히 있다가는 참패 책임만 덤터기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전대에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날 광주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비공개 워크숍에서도 "백서의 공신력이 오염됐다", "특정인을 겨냥하며 오히려 당내 분열을 키우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영남권 낙선자가 다수인 이들 원외 위원장의 '불만'은 대체로 조 위원장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특위 해체 또는 위원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발언하는 이철규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규택 총선백서TF 위원, 이철규 의원, 조정훈 총선백서TF 위원장. 2024.5.17 kjhpress@yna.co.kr

한 전 위원장도 때마침 '몸풀기'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직구 금지 조치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며 정부에 재고를 촉구했다.

그는 "개인 해외직구시 KC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부 정책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지지층이 다시 그를 당권 도전 무대로 불러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전 위원장이 '당원투표 100%' 경선이라는 현행 룰에 따른 차기 당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가 하면 인터넷 팬카페는 총선 이후 오히려 그 규모와 활동 반경을 키우고 있어서다.

장동혁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민심이 부르면 거부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 등판을 둘러싼 찬반 논란과 무관하게 당내에서는 대체로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당초 그의 출마에 회의적이었던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일부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 친윤 의원은 통화에서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이나 의원들과 오히려 각을 세우지 못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윤계로 분류되는 또 다른 의원은 "예전처럼 '찐윤'을 중심으로 한목소리를 낼 상황은 아니지만, 한 전 위원장 출마에는 대체로 불편한 감정이 더 크다"며 다른 기류를 전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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