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40여일…여, '책임론·전대룰' 놓고 갈등 여전

이승재 기자 2024. 5.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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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특위 회의 참석 두고 친윤·친한 신경전
친한계 "다분히 의도적으로 기획됐다는 느낌"
'전대룰' 논의 시작도 못해…비주류 '민심 50%' 주장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며 눈을 감고 있다. (공동취재) 2024.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지난 4·10 총선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지 40여일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은 수습은 커녕 여전히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특히, 총선 백서에 담길 내용을 두고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은 점점 격화되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경선 방식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있지만, 아직 논의는 시작도 못 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현재 특위에서는 총선 참패의 원인을 따져보고 있는데, '한동훈 책임론'을 백서에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한동훈 원톱 체제의 실효성에 관한 문항이 담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친윤계가 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을 내세워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 위원장은 한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둘 다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다"며 "이건 팩트이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얘기할 수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친윤과 친한의 갈등 구도는 지난 17일 열린 특위 공천평가회의에 대표적인 친한계이자 공관위원이었던 장동혁 의원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더 선명해졌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회의에 참석해 장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뱉었다.

이 의원은 "총선 백서 작성과 관련해 여러 과도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자리에 많은 분이 함께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하면서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같은 시간에 공수처장 인사청문회가 진행됐기 때문에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면담은 대상자들과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 기본인데,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지 못할 날짜를 못 박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를 조정해 29일 면담을 할 예정"이라며 "총선백서TF와의 면담을 피할 의도도 피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총선백서에 담길 '한동훈 책임론'의 수위에 따라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도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친한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총선백서특위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기획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미 한달 전에 김이 다 빠진 것 아닌가"라며 "조 의원이 무슨 권한이 있나. 입당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차라리 외부인이 했으면 객관적이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론 형성이 되면 정치인으로 마다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불펜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16. suncho21@newsis.com


전당대회 경선 방식을 둘러싼 계파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미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 내부에서부터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앞서 두 차례 열린 회의에서는 현행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또한 당 원외위원장들과 3040세대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도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중이다. 얼마 전에는 황우여 비대위원장에게 직접 이러한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회의에서 "다양한 의견을 조속히 수렴해서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는 경선 룰을 신속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비대위 내 친윤 인사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당초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투표 70%, 국민여론조사 30%' 방식에서 '당원투표 100%'로 룰을 바꾼 게 친윤 진영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비대위 내에서는 성일종 사무총장과 정점식 정책위의장, 유상범 비대위원 등이 친윤으로 분류된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계파색이 약한 의원으로 분류되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유력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당선인도 '당심'에 힘을 싣기도 했다.

나 당선인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직후보자는 밖에 나가서 선거를 하니 (민심을) 조금 더 높게 반영한다면, 전당대회는 그것보다는 당원 생각이 조금 더 반영되는 쪽으로 가야지 않느냐 정도 생각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나경원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5.16. kkssmm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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