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디어 파도] 영화 'Her'가 현실로…진짜 사람 같은 GPT가 나타났다

금준경 기자 2024. 5. 19. 0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일 발표된 오픈AI와 구글의 AI 제품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GPT-4o 반향
검색에 AI 접목 본격화한 구글, 웹사이트에 위협?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생성형 AI로 만든 AI 이미지.

연일 영화 같은 발표가 이어졌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오픈AI가 음성 인식이 가능한 새로운 AI 모델 GPT-4o를 발표했다. AI 관련 대대적 발표를 하는 구글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기습 발표다. 두 기업은 경쟁 구도 속에서 진전된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다. 동시에 여러 부작용에 관한 우려도 남겼다.

'GPT4o'의 등장, 자비스 같은 AI

오픈AI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새로운 AI 모델인 GPT-4o를 발표했다. 'o'는 옴니(omni)의 줄임말로 '어디에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챗GPT와는 여러 차원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여러 형식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 modal) 기능을 텍스트와 이미지뿐 아니라 오디오까지 확대해 음성 소통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인터넷 정보를 탐색해 최신 사항을 기반으로 깊이 있는 답변을 할 수 있고 정보 처리 속도도 크게 향상됐다.

▲ 수학문제 풀이는 도와주는GPT4o 시연영상 갈무리

즉, 사람처럼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시연 영상에 따르면 “수학 문제를 풀 건데, 정답을 말하지는 말고 풀이하는 과정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실제 과외 선생님처럼 풀이 과정에 도움을 줬다. 동화를 읽어줄 때는 야수가 등장하거나, 주인공이 실의에 빠지는 등 여러 상황에 맞춰 감정 표현을 다르게 할 수 있다. “노래하듯이 해줘”라고 요청하면 노래하는 것처럼 말한다. 글로 질문을 주고 받을 때는 말을 끊을 수 없지만 대화처럼 구현하면서 사람처럼 말을 끊어도 소통이 됐다. 동시 통역에 준하는 음성 통역도 이뤄졌다.

기존 AI 비서의 기계음성은 SNL코리아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를 할 정도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GPT-4o'의 감정 표현은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영화 '아이언맨'의 AI비서 자비스나 영화 'Her'의 사만다와 가까웠다.

오픈AI의 발표는 그동안 거리를 뒀던 AI 의인화에 적극 나섰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AI를 실제 사람처럼 보여줄 경우 서비스에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 그동안 주요 사업자의 서비스에선 자제해왔다. 지난해 3월 벨기에에서 AI챗봇 엘리자와 기후위기 관련 대화를 오랜 기간 나누던 남성이 자살한 일도 있다.

구글 역사상 가장 큰 변화, 블로그·언론 트래픽 급락?

지난 14일 구글 발표의 핵심은 구글의 모든 서비스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구글 검색은 물론 구글 포토, 메일, 드라이브, 안드로이드 OS 등에 AI를 접목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터넷이 작동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구글 검색 등장 이후 25년 만의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구글 검색창은 AI에 질문을 입력하는 프롬프트창으로 바뀐다. 챗GPT나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처럼 AI에 입력하는 행위가 곧 검색이 된다. 검색에 AI가 접목되면 검색의 취지를 이해해 핵심적인 내용을 즉각 답변해줄 수 있다. 기존 검색과 달리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이어가면서 검색 활동을 할 수 있다.

▲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엔진 출시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구글 공식 유튜브 캡처

예컨대 프랑스 여행을 앞두고 '프랑스 여행지' 등 검색을 해 수 많은 사이트를 살펴본 다음 일정을 하나하나 짜야했다면 AI 검색을 통해선 '프랑스 2박3일 여행 일정을 짜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원치 않는 여행지가 포함됐다면 '그 곳은 빼줘'라고 요청하면 된다. '서울 당산동 일대의 별점 4점 이상의 돼지고기 맛집 찾아줘'라고 검색하면 맛집 정보를 요약해 제공한다.

이 외에도 여러 서비스가 공개됐다. 구글이 공개한 AI 비서 프로젝트아스트라는 사진을 찍어 보여주기만 하면 AI가 구글 지도 정보와 대조해 어느 도시에 위치한 어느 거리인지까지 정확하게 맞힌다. 구글의 메일과 드라이브 등 워크스페이스 서비스에 도입되는 '제미나이'(구글의 AI서비스 이름) 버튼을 클릭하면 맥락을 이해해 메일 중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는 등 AI를 활용해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오픈AI의 소라처럼 영상을 만드는 생성 서비스도 공개했다.

구글이 전부터 검색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오면서 검색 유입을 통한 트래픽으로 수익을 내온 블로그, 언론 등 웹사이트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블로그나 언론사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AI검색은) 10개의 파란 링크로 불리는 형식인 기존의 웹사이트 목록을 보여주는 구글 검색 엔진의 결과값을 더 멀리 밀어낼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이를 부정했다. 리즈 리드 구글 검색사업부문장은 “우리의 초기 데이터를 보면 웹사이트에 대한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관점이나 경험, 전문 지식을 훌륭하게 제공하는 웹사이트는 여전히 사람들이 원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검색 최적화를 통한 웹사이트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딜레마'를 안고 있기도 하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