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우릴 막을 수 없어”…현장 지킨 ‘이들’, 세계 옥토 곡물사업 기회 얻었다 [떴다 상사맨]
1년 전 이맘 때 아침, 서울시 주민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이른바 경계경보 오발령 사건 기억하시나요? 짧은 시간이지만 전쟁의 공포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와중에도 제 과업을 해내는 사람에 대한 존경이 커지게 된 계기가 됐죠.
떴다 상사맨도 준비해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지에서도 해외 사업을 관리하는 종합상사 관계자를 소개합니다.
문제는 러시아가 전략적 목표로 점찍은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 오데사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입니다. 전쟁의 위험에 크게 노출된 셈이지요. 2022년에는 미콜라이우시에 대한 포격으로 우크라이나 재벌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와 그의 아내가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하영 포스코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곡물터미널법인장은 “전쟁 초기 폭격으로 미콜라이우시의 식수 공급 시스템이 파괴됐습니다”라며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복구가 어려워 시민들과 직원들이 먹는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현지 지방정부가 지급하는 생수를 지정 장소에서 배급받는 형식으로 식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최 법인장이 현재까지 미콜라이우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 법인장은 한국 외교부 정책상 폴란드에 거주 중이며, 두 달에 1번가량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인 직원들이 미콜라이우시에 계속 머무르고 있으며, 키이우로 이동해 최 법인장과 정기적인 대면 회의를 하는 방식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공습 경보 시 직원은 물론 인근 거주민에게까지 터미널 내 방공호를 개방해 안전한 대피를 돕고 있다고 합니다. 방공호는 3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실내 공기 정화 시스템은 물론 수동 구동 발전기까지 갖춰 오랜 시간 거주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기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30명가량의 현지 직원이 현재 군 복무 중인데,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수당을 매월 지원해 국가 방위에 대한 격려를 표시했다고 하네요.
노력이 빛을 발했을까요. 지난해 11월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진은 국내 민간기업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전후 재건사업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또 전쟁이 마치면 우크라이나 영농회사와의 합작기업(JV) 설립도 추진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옥토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흑토지대에서 국내 기업의 곡물사업이 본격화되는 셈이죠.
현재 러시아의 코카콜라는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주변국을 통해 병행 수입된 제품으로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팔린다고 하네요.
러시아는 전쟁 전 기아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점유율 2·3위를 차지하던 주요 시장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현대차 생산공장이 운영되기도 했고요. 하루 빨리 종전이 돼 다시금 자유로운 생활과 무역이 보장받기를 바라봅니다.
짧은 요약
1. 러·우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터미널
2.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주재원과 현지 직원의 노력으로 관리되고 있다.
3. 이들의 헌신이 징검다리가 돼 전후 우크라이나서 본격화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식량사업을 기대해보자.
4. 얼른 종전이 돼 양국 시민들의 일상과 생계가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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