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생서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관절와순 파열' 이정후 수술 or 재활, 선택권 있었지만 '완치'를 택했다

박승환 기자 2024. 5. 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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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수술을 연기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왼쪽 어깨가 탈구된 이정후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수술을 받고, 2024시즌에는 복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 이정후의 시즌 아웃을 못 박았다.

2022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던 이정후는 지난해 겨울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던 만큼 아시아에서 빅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기기를 희망한 선수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3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야수에게 1억 달러 이상의 거액을 들인 것은 이정후가 역대 두 번째였다. 이정후 이전까지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는 '프랜차이즈 레전드' 버스터 포지가 유일했다. 그만큼 이정후를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기대는 컸다. 그리고 이정후는 시범경기 13경기에 출전해 12안타 1홈런 5타점 2도루 타율 0.343 OPS 0.911로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정규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역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달랐지만, 이정후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다 연속 안타 기록을 작성하는 등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해 나갔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 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릴 정도로 감이 좋았다. 그런데 9일 콜로라도전에서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발등을 맞은 여파로 몇 경기 결장하더니, 14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에서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나흘 만에 선발 라인업으로 돌아온 이정후가 1회초 만루 위기에서 신시내티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쫓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한 것. 이정후는 칸델라리오의 장타성 타구를 잡아내기 위해 점프 캐치를 시도했는데, 담장 쪽으로 향해 달리던 추진력으로 인해 펜스에 강하게 충돌하게 됐다. 이정후는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홀로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탈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멜빈 감독은 이튿날 이정후가 수술까지는 받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으나, MRI 검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정후의 어깨에서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된 것. 이에 이정후는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찾아 재검진을 진행했고,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이라는 진단 속에 결국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의 재활 기간을 6개월로 잡은 상황. 그런데 이정후의 관절와순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던 지난 2018년 6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루에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후 10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어깨를 다쳤고,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에 따르면 이정후는 당초 재활을 하면서 정규시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는 탈구된 어깨를 재활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수술을 연기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졌다. 하지만 2018년, 25세 당시 KBO리그 시절 어깨 수술을 받은 경험을 고려해 더 빨리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파르한 자이디 단장도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하고 2025시즌을 위해 가능한 한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확실하게 낫기 위해서 수술을 택했지만, 부상을 당한 것은 분명 쓰리다. 이정후는 수술이 결정된 후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이 이렇게 마무리 될 줄은 몰랐다.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순간"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미 벌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사랑하는 야구를 다시 하기 위해 수술과 재활을 잘 견디겠다. 메이저리그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년부터 다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자 열심히 재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달 반 동안 뛰었던 것이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이곳에서 보낸 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다음 시즌에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다. 정말 강한 마음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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