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자필 편지로 작별 인사···“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 도시, 리버풀”

양승남 기자 2024. 5. 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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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 Getty Images코리아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57)이 9년간 정들었던 리버풀과의 작별을 앞두고 팬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지역 언론사에 자필 편지를 꾹꾹 눌러 써서 보내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클롭 감독은 20일 0시 홈구장 안필드에서 울버햄프턴과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을 치른다.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이끌고 나서는 마지막 경기다.

2015년 도르트문트를 떠나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클롭 감독은 리버풀의 황금기를 열고 박수칠 때 이별을 택했다. 그는 9년 동안 리버풀을 이끌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일궈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정상에 서며 유럽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클롭 감독은 지금까지 총 490경기를 지도했고, 총 8개의 우승 트로피를 리버풀에 선물했다.

클롭 감독은 지역 매체 ‘리버풀 에코’를 통해 솔직한 이별 인사를 전했다.

클롭 감독의 자필 편지를 단독으로 전한 ‘리버풀 에코’



<아래는 클롭 감독 편지 번역본>

리버풀에 오기 전에 나는 평생 한 번도 신문에 편지를 써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이 편지에서 여러분에게 몇 가지 내용을 알려줄 것입니다.

첫 번째는 아마도 내가 지금 ‘그 나이’(that age)에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것이 이 도시에서 큰 역할을 하는 신문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이곳에 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것이 더 이상 뉴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당신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에게 리버풀은 두 팔을 벌려 환영해준 도시입니다. 당신을 아들처럼 환영하고 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상관하지 않는 곳. 그것은 단지 당신이 그 일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며 당신이 나에게 그 놀라운 특권을 허락했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런 환대를 베푸는 도시라면 최소한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할 자격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말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고, 이야기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도 너무 많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는 나와 영원히 함께 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와 그곳의 훌륭한 사람들을 생각할 때 제가 가져갈 가장 큰 교훈은 포기란 결코 리버풀 사전에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여기 출신이라면 단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싸우고 싶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독자 분이 모든 종류의 상황에서 함께 의지하면서 서있는 모습은, 아무리 당신이 불리한 상황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말씀 드린 것 보다 저는 더 리버풀을 사랑합니다.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 중 하나가 리버풀의 자유를 얻은 이유입니다. 리버풀 서포터들이 독일에서 온 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영광을 받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특권 중 하나입니다. 홈 커밍 퍼레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과 성공의 순간들을 공유하는 것은 당신이 어느 클럽에 있든 간에 특별할 수 있지만 리버풀이 하는 방식은 그것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그것은 심지어 21-22시즌에 일어난 큰 실망(리그 우승 실패) 다음 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가 축구의 도시라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리버풀 어디를 가든, 누구와 얘기를 하든 사람들은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수다만 떠는 것이 아니라 말 한마디에 경기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저는 리버풀에 속하며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입니다만, 에버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머지강의 근처에 사는 것이 사람들에게 이러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합니다.

내일이 제가 리버풀 FC를 운영하는 마지막 날이 될 것이고, 우리 서포터스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저에게는 그 모든 기억들이 사랑과 함께 올 것이고 제가 여기서 보낸 시간에 감사드립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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