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일 만에 잠행 깬 김건희 여사… 與 "역할 수행 중요" 野 "해명이 먼저"

조병욱 2024. 5. 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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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5개월간의 잠행 종료
공식 외교 행보로 명분 갖춰
제2부속실, 특별감찰관 주목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3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여야는 대통령 부인의 외교행사 참석이라는 불가피성에 대해선 모두 인정하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거나, 수사와 외교행사를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일각에선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인 뺏 짠모니 여사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환담 후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는 지난 지난 16일 캄보디아 총리 방한을 계기로 5개월간의 잠행을 끝내고 공개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미 올해 들어 방한하는 외국 정상의 공식 일정에서 김 여사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루마니아 회담, 30일 한·앙골라 정상회담에서도 정상 배우자 간 친교 환담 시간을 가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당시는 관련 사실은 물론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대통령실에서 캄보디아 총리 방한은 대통령실이 먼저 김 여사의 참석 일정을 공개하고, 사진도 배포했다.

야당은 김 여사의 활동엔 반대하지 않지만 우선 경위 설명이 필요하다고 봤다. 더불어민주당의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우원식 의원은 지난 17일 MBC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민적으로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 먼저 소상히 밝히는 것이 도리”라며 김 여사가 직접 해명하고 활동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방송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김 여사가 지금 문제되는 건들, 특검이나 이런 건들이 본인에 의해 파생된 건이라는 걸 아셨으면 하는 생각”이라면서도 “영부인에게 아무 행동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봉사라든지 외교에 있어 영부인이 해야 될 역할 이런 것들을 잘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식 오찬을 마친 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내외를 환송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표는 진행자가 ‘대통령실에서 공개 활동 재개에 대해 설명이나 대국민 입장은 나와야 된다라는 생각은 안 하느냐’고 묻자 “활동 중단할 때도 설명이, 오히려 그게 필요했다고 본다. 그래야 휴지기의 가치가 더 있는 거다. 지금은 들어갈 때도 말이 없고, 나올 때도 말이 없고 제 생각엔 맥락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YTN라디오에 나와 “저는 김 여사께서 대외 활동을 하지 말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 대통령 부인이시고 하니까 해외 순방도 가실 때 역할도 해야되고, 외국에서 정상이 오면 역할을 해야 되는데 다만 지금 시점이나 과연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5개월만에 이렇게 등장하시는 모습이 과연 적절했느냐, 흔쾌하게 수용할 수 있느냐 이런 부분은 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출신의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개 행보는 대통령 리더십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필수불가결한 외교 행사에만 참여하고 의혹이 해소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집에서 가사일만 하는 것이 맞느냐”며,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외교에서의 역할, 신중하게 하시는 게 맞다. 남은 3년 영부인 역할 하지 말아라 이럴 수는 없다. 이건 국익에 도임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부인 뺏 짠모니 여사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다만 조 의원은 “과거의 행적들에 대한 국민들의 알고 싶은 게 있다. 대통령실 성역화 하면 안 되고 있는 그대로 밝히고 또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제2부속실을 빨리 설치하고, 과거 행적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영부인으로서 외교 행사에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공식 활동과 수사 문제는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식 활동은 공식 활동대로 하면서 수사받을 건 수사 제대로 받고 그렇게 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지난 5일 어린이날과 15일 부처님 오신날 등을 계기로 공개 일정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모두 최종 결정 과정에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직접 사과까지 한 상황에서 대통령실도 일정 재개 타이밍을 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달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 부터 내달 스위스에서 열릴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7월 나토 정상회담 등 연이은 정상외교 국면을 앞두고 공식 외교 행사를 계기로 공개 활동을 재개해 향후 보폭을 넓혀 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특검이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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