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희망' 꿈꿨던 학생 희생자들…기념식장 눈물뚝뚝

이영주 기자 2024. 5. 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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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불의에 항거한 정의로운 마음, 이웃에 내주는 대동정신 실천에 나선 5·18 당시 학생 희생자들을 톺았다.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신군부의 정권찬탈 시도에 투쟁하던 중 숨지거나 무고한 죽음을 당한 당시 학생 희생자들의 사연과 추모가 영상과 공연을 통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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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공연, '오월 정신 계승' 미래세대 헌정
류동운·박금희 조명하며 "못 다 품은 희망 계승"
중·고등학생도 참석…공연 보며 애도·눈물 흘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시립합창단과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대합창곡 '함께'를 부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4.05.18.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제44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불의에 항거한 정의로운 마음, 이웃에 내주는 대동정신 실천에 나선 5·18 당시 학생 희생자들을 톺았다. 이들의 희생은 오늘날 미래세대가 꿈꾸는 '오월의 희망'이 돼 광주 곳곳에 서렸다.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는 신군부의 정권찬탈 시도에 투쟁하던 중 숨지거나 무고한 죽음을 당한 당시 학생 희생자들의 사연과 추모가 영상과 공연을 통해 다뤄졌다.

기념공연은 5·18 시민군에 합류해 뜻을 함께하다 숨진 시민군 고(故) 류동운 열사, 헌혈을 통한 이웃사랑으로 '5·18 희생정신의 표상'이 된 고 박금희양의 정신을 돌이켰다.

전남대에 재학중인 강경도·서한별씨가 미래세대를 대표해 단상위에 올라 열사들의 행적을 소개했다. 미래세대 대표들은 희생자들의 생전 모습이 영상에 비춰지자 구슬픈 목소리로 각각의 사연을 읊었다.

생전 류 열사가 항쟁에 투신하고자 하는 자신을 막아서는 아버지를 향해 내뱉은 말은 좌중의 심금을 울렸다. "역사가 병들었을 때 누군가가 역사를 위해 십자가를 져야만 이 역사가 큰 생명으로 부활한다"는 류 열사의 말에 추모객들은 고개를 떨어트렸다.

류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시민군 최후 저항지 전남도청에서 계엄군 총탄에 복부 관통상을 입고 숨졌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는 '나는 병든 역사를 위해 먼저 갑니다. 역사를 위해 한 줌 재로 변합니다. 이름 없는 강물에 띄워주시오'라는 글을 남겼다.

'헌혈했던 자신의 피가 채 식기도 전에 숨졌다'는 박양의 사연이 나오자 중·고등학생 참배객들이 앉은 자리에서는 얕은 탄식이 새어왔다.

박양은 계엄군의 대시민 집단 발포가 있었던 5월21일 오후 부상당한 시민들을 위한 헌혈에 동참했다가 귀가하던 중 계엄군의 흉탄에 숨졌다.

배우 이건명씨가 가수 김민기씨의 곡 '아름다운 사람'을 노래하자 추모객들이 하나둘 눈시울을 붉혔다. 가사 중 '벌판의 한 아이 달려가네' 구절이 장내를 휘감자 1980년 5월 외로이 숨져간 학생들을 떠올리는 듯 눈물을 닦는 추모객도 있었다.

소복을 입고 공연을 바라보던 5·18 유족들도 코를 훌쩍이거나 손수건으로 눈을 부비며 애타는 심정으로 공연을 바라봤다. 눈가 밑으로는 이미 흐른 눈물 자국이 번져있었다.

항쟁 참여 학생 희생자들의 후배들은 유족에게 오월을 상징하는 이팝나무 꽃다발을 전하기도 했다. 항쟁 이후 민주묘지로 향하는 길목에 심어진 이팝나무는 꽃이 쌀알과 비슷해 '주먹밥 나눔'으로 대변되는 5·18 대동세상 정신을 뜻하기도 한다.

분연한 항쟁 속 숨진 이들이 못 다 품은 희망을 미래 세대가 이어나가길 기도하는 바람을 담은 대합창도 진행됐다. 광주시립합창단과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모두가 함께 하는 힘을 되새기자'는 취지를 담은 가요 '함께'를 합창하며 이같은 뜻을 전했다.

[광주=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광주지역 고등학생들로부터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이팝나무 꽃을 전달받고 있다. 2024.05.18. chocrystal@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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