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과 '의리'지킨 이종현, 결혼과 함께 기대되는 '스텝 업'
지난 시즌 부활을 알린 이종현(30, 203cm, 센터)이 정관장과 재계약하며 FA를 키워드로 의리를 선택했다.
이종현은 휘문중과 경복고, 고려대를 거친 엘리트로 아마추어 무대를 접수하며 향후 대한민국 남자농구를 짊어질 인재로 평가 받았다. 각급 국가대표로 선발되었고, 대학생 시절에는 A 대표팀에서도 합류하는 등 그를 둘러싼 기대감은 적지 않았다.
울산 현대모비스를 통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종현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계속된 부상 속에 조금씩 존재감이 지워져 갔던 것. 현대모비스에서 고양 오리온과 그리고 전주 KCC(현 부산 KCC)에 이어 고양 캐롯까지 계속 옮겨 다녀야 했다. 좀처럼 움직임을 살려내지 못한 채 저니맨 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FA 자격을 얻은 이종현은 팀 해체 등 복잡한 사정과 맞물려 정관장과 계약했다.
많은 우려가 존재했다. 정관장이 오세근 이탈로 생긴 공백을 ‘어떻게든’ 메꾸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그 만큼 이종현을 감싸고 있는 불안감이라는 프레임이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종현은 주변 우려를 불식시키는 플레이와 정신력을 보여주며 바운스 백에 성공한 시즌을 보냈다. 총 52경기에 출전에 평균 20분이 넘는 시간을 소화하며 7.3점 5.2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남겼다. 데뷔 시즌에 미치지 못하지만 분명 부활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활약상을 남긴 것.
그리고 다시 FA 자격을 얻은 이종현은 자신을 살려내준 정관장과 FA 계약을 체결하는 의리를 선택했다. 다시 계약 기간 1년에 보수 2억 5000만 원(연봉 2억 3000만 원, 인센티브 2000만 원)에 정관장 유니폼을 입었다.
이종현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저번 시즌을 나름 성공적으로 했다는 생각이 있었다. 정관장 말고도 다른 팀 제의도 있었다. 조금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정관장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셨다. 김상식 감독님도 너무 좋은 분이다. 인간적인 부분이 무시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남게 된 이유다.”라고 정관장에 남은 이유를 설명했다.
연이어 이종현은 “사실 오리온에게 어깨 수술을 한 이후에는 몸 상태는 좋았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보여준 것이 없었다. 속상한 시간이 많았다. 팬 분들은 당연히 나에게 질책을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서 옮겨 다녀야 했다. 정관장으로 오면서 조금 더 열심히 했다. 비 시즌 훈련을 빠져본 적이 없다. 코칭 스텝에서 더 믿어 주셨고, 출장 시간을 많이 주셨다. 어느 정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활약의 개인적인 이유가 궁금했다. 어쩌면 다시 건강했던 이종현을 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종현은 “자신감이 가장 컸다고 본다. 운동도 진짜 많이했다. 자신감이 커지다 보니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기도 했다. 몸은 힘든데도 불구하고 재미도 있었다. 벤치에서 출전 시간을 조절해줄 정도로 경기에 뛰고 싶을 정도였다. 앞선 시간들과 비교하며 자신감이 가장 달라진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연이어 이종현은 “사실 다치기 전과 비교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일단 팀에서 원하는 부분부터 해낼 생각이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먼저다. 블록슛도 그렇다. 장점이다. 팀 플레이 스타일로 변화를 가져야 한다. 오래 하려면 그게 훨씬 효과적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종현은 “지난 시즌 많은 응원을 해주신 정관장 팬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또, 코칭 스텝과 프런트 등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잘 준비해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가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이종현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자신감에 책임감을 더하게 된다. 한때 촉망받던 선수의 스텝업이 기대되는 이벤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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