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게 뭔가요?' 반복되는 대한축구협회의 '모르쇠'
(MHN스포츠 이솔 기자) 새 사령탑도, 감독 후보자도, 협상 결렬도, 국제대회도 '모른다.'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명확한 대답이 없었다. 대한축구협회의 현 실태다.
- 제시 마치 감독 협상 결렬, 그리고 '모르쇠'
지난 13일,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제시 마치 감독(현 캐나다 국가대표팀)의 캐나다행 소식이었다.
지난 2023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끝으로 휴식 중이던 마치 감독은 귀네슈-르나르 감독에 앞서 사령탑으로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황희찬과 함께 잘츠부르크의 신화를 이끌었던 경력은 물론, 전임자 클린스만과는 다른 확고한 전술적 능력이 특히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국내 매체를 통해 전해진 협상 결렬 소식에 KFA는 "협상 결과는 나온 게 없다.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스포탈코리아)라고 답했다. 결과는 '캐나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이었다.
감독 선임과 관련된 사항이 극비 사항일 수 있는 관계로, 여기까진 그럴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 행보도 이상했다.
- 차기 감독 선임도 '모르쇠'... 아는 건 '하나'
지난 16일 국내 매체들은 '귀네슈 감독 고려설'을 일제히 보도했다. 후보군으로 고려하는 '감독 선임'에 대한 매체들의 질문에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뉴시스)고 답했다.
5월까지 선임 작업을 완료하겠다던 정해성 전강위원장의 야심찬 포부도 물거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다. 그렇다면 당장 다음 달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싱가포르-중국)이 예정되어 있는 관계로 새 감독 체제가 자리잡지 못한 채 예선을 펼쳐야 하는 입장이다.
하늘이 뒤집어지지 않는 한 진출은 확정적이라는 점이 위안이지만, 새 감독이 선수들을 두 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기밀 사항에 대한 발설'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러나 지난 2월 요르단에게 패배하며 뜻밖의 참사를 거둔 아시안컵에서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언론 플레이'도 있었다.
이강인과 손흥민이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진 '탁구 게이트'에서는 "대회 기간동안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부 젊은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다"고 제법 구체적인 증언을, 심지어 빠르게 내놓았다.
선수단의 사기, 그리고 자칫하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해당 사항 또한 '극비 사항'에 해당할 법 했으나, 대한축구협회측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해당 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증언을 전했다.
이강인은 이로 인해 일부 스폰서(아라치 치킨 등)와의 계약이 재검토됐으며, 국민들의 직접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다.
- 이유를 알 수 없는 '모르쇠'
그러나 '기밀 사항이 아닌 것'에 대한 대답 또한 들을 수 없었다.
지난 14일, 본지는 중국 산시성 웨이난시 웨이난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국제축구인비테이셔널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대회는 오는 6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 간 펼쳐진다.
이미 중국 축구협회측에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관계로, 본지는 해당 대회 참가가 사실인지, 그리고 선수단의 소집-출국 일시와 선수단 발표일 등을 물었다.
그러나 축구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항에 대해 공유된 것이 없다"며 이를 모르는 듯한 대답을 전했다. 지난 15일(공휴일)을 감안하고도 대답은 3일간 전해지지 않았다.
만약 이를 정말로 몰랐다면 자국 축구 선수단의 일정조차도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던 셈이며, 굳이 숨겼다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이었다.
대회가 채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단의 소집일시와 출국일자를 알아야 공항으로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하고, 일정상 이와 같은 사항이 불가능하다면 훈련장에라도 찾아가 각오라도 들을 수 있음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KFA는 여자축구, 그리고 하부리그 및 유소년 리그에 대해 적극적인 취재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기밀 사항'은 당연하고, 자신들이 취재를 장려한 내용조차 '모르쇠'로 일관하는 KFA의 행정. 당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정말 '모르쇠'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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