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여자축구 몰락 누구의 책임인가

김덕기 2024. 5. 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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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국 U-17세 이하 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6일 인도네시아 발리 유나이티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17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북한에 0-7로 대패하며 충격을 안겨줬다.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트리니다드토바고 U-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에 이어, FIFA 독일 U-20세이하 여자 월드컵 3위를 차지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던 한국 여자 축구의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2009년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협치로 여자축구 발전과 활성화를 위하여 준프로 형태인 WK리그를 출범 시키며 여자 축구 제2 도약을 노렸다. 하지만 여자 축구는 불과 10여년 만에 이는 '양두구육(겉보기만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음)'으로 전락하며 잃어버린 르네상스 시대를 되찾기 위한 무엇을? 어떻게?라는 깊은고민과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한국 여자 축구의 실질적인 출범은 1990년 중국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을 위한 대표팀 구성으로 간주된다.

그만큼 한국 여자 축구의 역사는 짧다. 그럼에도 여자축구는 급조된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이 국제대회 첫 승(1승3패)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여자축구의 잠재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잠재력은 1995 말레이시아, 2001년 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위 성적에 이어 U-17, U-20세 이하 대표팀 성과로 나타났고 이어 2010 중국 광저우, 2014 한국 인천,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 획득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여자 축구 르네상스 구가는 2015 FIFA 카나다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에 이어, 2022년 AFC 인도 여자 아시안컵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10여년 동안 여자 축구에 수호신 같던 장밋빛은 사라졌다. 그렇다면 그 이유와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단언컨대 정책 실종과 현실안주로 귀결지어 진다. 여자 축구가 이 같이 급격한 추락의 길을 걷게 된것은 활성화 및 인프라 구축 소홀에 있다.
사실 이 부분은 한국적인 문화와 정서상 많은 어려움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여자축구 르네상스 시대 구가의 근본적인 이유와 원인이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에 있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현 여자 축구에 시사해 주는 바는 크다. 단언컨대 여자축구는 활성화 및 인프라 구축이 전제되지 않고 서는 발전은 언감생심이다. 따라서 KFA와 여자축구연맹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의한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2024년 KFA에 등록한 여성 선수는 약 4,000명(동호인 선수 포함)이다. 그중 엘리트 선수는 1,500명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갈수록 등록 선수 및 팀 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야말로 여자 축구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KFA와 여자축구연맹의 실효성 있는 장기적인 전략과 지원 그리고 문화와 정서상 존재하는 여자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해소 등으로 인한 매력도 향상에 전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여자축구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는 선수 은퇴 이후 불안정한 축구계 진로 문제 변화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2010년대부터 여자축구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는 이제 갔다. 때문에 여자 축구는 더 이상 이들 활약으로 인한 성과의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아울러 여자축구 최초로 영국출신 외국인 콜린 벨 감독을 영입 대표팀 지휘봉을 맏기며 제 2도약을 꿈궜던 정책도 실패하며 폐해만 더욱 컸다.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북한전 대패,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진출 실패 등은 벨 감독이 여자 축구에 쓴 흑역사다. 결국 이로 인하여 여자 축구 활성화 및 인프라 구축에 찬물을 끼얹었다. 잇단 이런 악재는 분명 여자 축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실로 KFA와 여자축구연맹의 뼈를 깎는 자성과 더불어 현실성 있는 정책 구현은 물론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 일환으로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했던 여자축구 활성화 지원 종합계획 일환의, 초, 중, 고, 대학 여자 축구팀 확대를 위한 창단 팀 3년간 지원 등과 같은 정책 실현이다. 이어 K리그와 같은 지원을 토대로 한 WK 팀 산하 연령별 유소년 축구팀 운영의 환경과 시스템 구축이다. 또한 대표팀 평가전 지방 중.소 도시를 지향하고 남자축구 대표팀과 같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개최 추진이다.

이는 여자축구에 관한 대중적 인지도 향상을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서 인프라 구축과 활성화에 바람직한 방법이다. 지금 여자축구는열악한 인프라, 활성화 미흡, 부진한 성적과 더불어 짧은 선수수명, 선수 은퇴 후 진로의 불안정한 직업 생태계 등으로 인하여 세계 수준과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이로 인하여 앞으로 발전 가능성 또한 희박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 같은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KFA, 여자축구연맹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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