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시민군·헌혈 여고생…5·18 44주년이 주목한 열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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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광주에서 최후까지 저항하다가 산화한 대학생,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총탄에 맞은 여고생.
18일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식에서 오월 정신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류동운·박금희 학생 열사들의 사연이 전남대학교 학생 등이 참여한 기념공연을 통해 조명됐다.
취임 후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5·18 유가족과 함께 오월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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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참석 윤석열 대통령, 김용근·한강운 묘소 참배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고립된 광주에서 최후까지 저항하다가 산화한 대학생,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총탄에 맞은 여고생.
18일 거행된 5·18 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식에서 오월 정신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류동운·박금희 학생 열사들의 사연이 전남대학교 학생 등이 참여한 기념공연을 통해 조명됐다.
1980년 5월 당시 한국신학대학교 2학년이었던 류동운 열사는 비상계엄과 휴교령이 내려지자 광주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왔다가 항쟁에 뛰어들었다.
5·18 초기 계엄군에게 붙잡혀 모진 가혹행위를 당하고 이틀 만에 풀려난 그는 일기장에 '병든 역사를 위해, 한 줌의 재로'라는 글을 남기고 금남로로 돌아갔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류 열사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이주한 11살 무렵부터 광주와 인연을 맺었다.
류 열사의 아버지는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에게 교회 공간을 내어주던 민주화운동의 숨은 조력자였다.
그런 아버지의 만류에도 항쟁 마지막 순간까지 도청을 지킨 류 열사는 계엄군의 총격에 숨졌다.
류 열사와 함께 기념공연을 통해 주목받은 박금희 열사는 1980년 5월 21일 광주기독병원에서 헌혈하고 집으로 돌아가다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졌다.
춘태여상(현 전남여상) 3학년이었던 박 열사는 방송 차량에서 울려 퍼진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피가 필요합니다'라는 호소를 듣고 기독병원에서 헌혈을 마치고 나오던 길에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평범한 가정의 4남 4녀 중 막내딸이었던 열일곱 여고생의 비극적인 죽음은 고인 시인의 연작시 '만인보'에 기록되기도 했다.
박 열사가 참여한 헌혈은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나눠 먹던 주먹밥과 함께 '오월 공동체'와 '광주 대동정신'의 상징으로 꼽힌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매해 5월이면 주먹밥과 닮은 하얀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 가지를 5·18 열사의 후배들이 윤 대통령과 유가족에게 전하기도 했다.
국립 5·18민주묘지로 향하는 길을 따라 늘어선 이팝나무는 올해도 흐드러진 꽃망울을 터뜨렸다.
취임 후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5·18 유가족과 함께 오월 열사들의 묘소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기념공연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박 열사와 김용근·한강운 열사의 묘소를 찾았다.
역사 교사를 지낸 김 열사는 1980년 당시 수배 중인 제자들을 숨겨준 죄목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5·18 마지막 수배자였던 고(故) 윤한봉이 그가 숨겨줬던 제자 가운데 한 명이다.
1917년생인 김 열사는 일제 강점기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총독암살단을 구성해 학생 신분으로 2년여 옥고를 치렀던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한 열사는 19세의 나이로 항쟁에 참여한 차량 정비공이다.
그는 계엄군의 도청 진압 작전이 끝난 5월 27일 아침 광주 사직공원에서 다른 시민군들과 함께 경계를 살피다가 계엄군에게 체포됐다.
고문 후유증에 20여 년을 시달린 끝에 생을 마쳤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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