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헬기 수리온 내달 220대 육군 마지막 인도식·…기어박스 국산화 도전[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쿠거/슈퍼퓨마 설계기술…ADD· KARI 개발, KAI 체계통합
2005년 KHP 사업 개시, 2010년 3월 초도비행, 2013년 전력화 성공
기어박스 국산화 KUH-2 성능개량 사업 진행 중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 2005년 이후 20년 간 제조해온 국산 수리온 헬기가 이달 중 220대를 끝으로 생산을 종료하고 6월 마지막 기체 인도식을 갖는다.
방산업계 소식통은 “육군의 수리온 기동헬기는 2024년 5월에 최종 양산을 종료하며, 6월에 마지막 기체를 인도한다”고 밝혔다. 이미 이달 중 마지막 수리온 제작이 완료된 가운데 다음달 마지막 수리온 기체 인도식이 예정돼 있다.
국내 수요가 종료된 데 따른 것으로 최근 들어 국제방산전시회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 수리온이 앞으로 해외로 진출해 수출 효자품목으로 날갯짓을 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KAI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수리온은 육군용으로 약 220대 생산을 계획해 노후화한 UH-1H 기동헬기 140여 대와 500MD 일부를 대체해왔다.
수리온(Korean Utility Helicopter· KUH)은 한국형 헬리콥터 사업(KHP) 중 기동헬기(KUH) 부문으로 2만 파운드급 중형헬기다. 수리온은 ‘수리’와, 100을 뜻하는 우리 고유어인 ‘온’의 합성어다.
방위사업청과 지식경제부의 공동 주관사업으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AS532 쿠거/슈퍼퓨마 설계와 기술을 제공받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개발에 참여하고 KAI가 체계통합을 담당했다.
2005년 KHP(한국형 헬기개발) 사업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뒤 2010년 3월 10일 초도비행에 성공했다. 3년 뒤인 2013년 5월 22일 전력화를 했다.
육군의 KUH-1 수리온 기동헬기 양산과정은 2010년 12월 31일 1차 양산 24대(6581억원 사업, 대당 274억원)으로 시작됐다.
2013년 12월 18일 KAI는 1조 7000억 규모의 2차 양산분, 66대(대당 257억 5000억원)의 수리온에 대한 방사청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12월 28일, 3차 양산 때는 72대(1조 5593억원,대당 216억 5000억원)의 계약이 체결됐다. 이어 2020년 12월 28일, 4차 양산 58대(1조 500억원,대당 181억원) 계약이 이뤄졌다.
수리온은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의무후송헬기, 경찰헬기, 소방헬기, 해군형, 해상작전형 등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보폭을 넓히며 판매되고 있다.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2016년 12월 28일 28대 총 6328억원의 양산 계약이 체결됐다. 대당 가격 210억 9000만원으로 계약됐다.
방사청에 따르면 육군 수리온 기동헬기 납품 대수는 1~4차 모두 합해서 220대였다.
육군의 의무후송헬기 메디온 8대는 별도 납품되고, 경찰청 10대,해경 5대, 소방안전본부 4대, 산림청 1대 등이 계약됐다.
해병대 상륙공격헬기 24대, 해군 소해헬기 12대는 2026년부터 초도양산 기체가 납품될 예정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국내 계약된 수리온 헬기는 올해 5월 현재 국내 300대로 집계된다.
국산 수리온은 첫 도전인만큼 개발 과정에서 부품·성능 이상이 발견됐고 마린온 추락사고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도 만만찮았다.
2017년 5월 24일 수리온 헬기에 대한 일상적인 헬기 정비 과정에서 수리온 헬기 왼쪽 상부 프레임에서 실금이 발견, 운용 중인 60여 대 전수 조사를 해보니 총 8대에서 동일한 부위에 1.2~1.5㎝의 실금을 발견되기도 했다.되어 6월 8일 전 기종에 대해 비행 중지 지시를 내렸다가 이후 6월 26일 육군 중앙합동기술위원회의 비행 안전성 검토 결과에 따라 실금이 발견된 8대를 제외한 나머지 수리온 헬기의 운항을 일단 재개했다. 해당 부위의 엔진 진동 하중이 설계치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피로균열이 발생했다고 한다.이미 납품을 마친 헬기의 벌크 헤드에는 보강재를 장착하고, 새로 제작하는 헬기는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결빙 성능과 낙뢰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문제 등이 불거지자 2017∼2018년 미국 미시건주 마켓에서 방사청, 육군·공군, ADD 및 국방기술품질원이 참여한 가운데 미국 FAA 감항 2차 체계결빙 비행시험을 수행하여 1차 체계결빙 시험에서 문제가 됐던 항목 모두 통과했다. 결빙 운용능력이 가장 뛰어난 UH-60과 동급으로 영하 30℃의 결빙지역에서도 수리온을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8년 7월 17일 수리온의 해병대형인 MUH-1 마린온이 추락해 승무원 5명이 순직, 1명이 중상을 입는 아픔을 겪었다. 후속 조치로 에어버스에서 납품하는 수리온의 비행안전품목(FSP)에 대한 품질 보증을 프랑스 정부가 수행하는 것으로 상호 합의했다.
수리온의 도전은 KUH-2 성능개량 사업으로 이어졌다.
방사청에 따르면 2020년 12월 15일 제13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기어박스 등을 국산화하는 수리온 성능개량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프랑스 수입 기어박스는 1만 9200파운드 출력으로 제한되지만 기어박스 국산화를 통해 T700-701K 엔진 출력이 2만2000파운드로 출력이 향상되며 화물 인양 능력도 기존 6000파운드(2721kg)에서 7000파운드(3175kg)로 향상된다. 이에따라 성능 개량된 수리온은 탑승 인원이 기존 승무원 4명과 완전군장 9명에서 승무원 4명 외 완전군장 11명이 탑승 가능하게 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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