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아!' 이정후 결국 수술대 오른다 "정말 행복했다"

김우종 기자 2024. 5. 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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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정후(왼쪽)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수비 과정에서 펜스와 크게 충돌했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재활에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 사실상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왼쪽 어깨가 탈구된 이정후가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엘라트라체 박사는 이정후에게 '어깨 와순이 찢어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Jung Hoo Lee saw Dr. Neal ElAttrache yesterday in Los Angeles and he recommends that Lee has his shoulder surgically repaired for a torn labrum)"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는 향후 2주 안에 시즌을 마치게 되는 수술을 받을 것이다. 이어 2024시즌에는 복귀하지 않을 예정(Lee will undergo season-ending surgery in the next couple of weeks and will not return in 2024)"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정후는 수술 소식이 전해진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지난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 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정후가 안타깝게도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사실 이정후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은 채 왼발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후 3경기 연속 결장한 뒤 4경기 만에 출장하며 의욕을 더욱 불태운 이정후였다.

이정후의 부상 상황은 경기 초반 팀이 무너질 수있는 상황에서 나왔기에 더욱 큰 의미를 전했다. 신시내티의 1회초 공격. 선두타자 TJ 프리들이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번 엘리 데 라 크루즈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프리들이 스펜서 스티어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다. 스티어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 3루 기회를 이어갔다. 계속해서 스티어가 2루를 훔친 가운데, 4번 타자 조나단 인디어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2아웃.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이 계속해서 흔들리며 5번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위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 /사진=SF Giants on NBCS 공식 SNS 갈무리
다음 타석에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들어섰고, 3-1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를 타격했다. 타구는 우중간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칸델라리오는 홈런임을 직감한 듯 타구를 잠시 감상하며 천천히 1루 쪽으로 향했다. 동시에 이정후도 스타트를 끊었다. 공을 잡기 위해 전력 질주를 펼쳤다. 담장으로 쇄도한 이정후. 이미 가속이 붙은 상황.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가 싶던 찰나, 이정후가 몸을 아예 담장 쪽으로 던지며 공을 낚아채려 했다. 그러나 글러브에 살짝 닿은 채 넘어가면서 펜스 위쪽을 맞은 뒤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다. 동시에 몸을 날렸던 이정후는 담장에 설치된 그물망과 크게 충돌한 뒤 그 자리에 떨어진 채 쓰러졌다. 어깨를 움켜쥔 채로. 이 사이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와 1루 주자까지 득점했다. 타자는 2루까지 갔다.

이정후는 왼쪽 어깨 부위를 부여잡은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곧이어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트레이너와 통역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이정후에게 뛰어갔다. 팀 동료 외야수도 모여들었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까지 이정후에게 다가온 뒤 상태를 살폈다. 결국 이정후는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트레이너가 이정후의 왼팔이 움직이지 않도록 꽉 붙잡으며 고정한 채로 걸어들어왔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오라클 파크에 운집한 홈 팬들은 이정후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정후 대신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중견수로 긴급하게 투입됐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탈구됐다(Dislocated Shoulder)'며 이정후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앞서 15일 이정후의 MRI(자기공명영상) 결과에 대해 왼쪽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 확인됐다고 밝혔다. 결국 이정후는 17일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고 어깨 수술을 권유받았다. 닐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에 어깨(2015년)와 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 수술(2016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2022년) 등을 집도한 바 있다.

그래도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투혼 정신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이정후가 안전하게 펜스에 몸을 날리지 않으며 실점을 감수하는 펜스 플레이를 펼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후는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다. 멜빈 감독 역시 이런 이정후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앞서 멜빈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1회부터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다가 다쳤다. 이정후는 누구보다 팀을 많이 생각하고, 팀을 위해 뛰고 싶어 하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낸 뒤 "그래서 더욱 실망이 컸던 것 같다"면서 이정후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정후(왼쪽)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 /AFPBBNews=뉴스1
아울러 이정후가 어깨 수술을 받는 건 KBO 리그 시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2018년 6월 19일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7회초 2루타를 친 뒤 3루에서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친 바 있다. 당시 이정후는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은 뒤 약 한 달가량 치료와 재활을 받았다. 이어 그해 10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한화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9회말 수비 도중 타구를 잡다 다시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앞서 당했던 부상과 같은 부위였다.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은 이정후는 결국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에도 6개월 정도의 재활 기간이 예상됐으나, 이정후는 빠른 회복력을 보이며 4개월 만에 재활을 마친 뒤 2019시즌에 정상적으로 합류했다.

파르한 자하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의 재활에는 6개월이 소요될 것이다. 의료진은 이정후가 수술을 받은 뒤에는 완벽하게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정후. /사진=김우종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훈련을 마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전날(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가 이탈한 중견수 자리를 놓고 루이스 마토스가 좋은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그동안 (이정후의 영입 전) 샌프란시스코 중견수들은 출루율이 지난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28위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합류하면서 이런 문제점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정후가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남은 시즌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팀 동료인 마토스는 지난해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올 시즌에는 5경기에 출전해 16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이정후가 전열에서 이탈한 뒤 3경기 연속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펼쳐진 LA 다저스와 경기에서는 이정후와 비슷하게 펜스 플레이를 펼쳤는데, 호수비로 연결하며 박수를 받은 바 있다. 4회초 LA 다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가 오라클 파크 우중간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이정후가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던 곳 근처였다. 이정후는 펜스까지 다가간 뒤 힘껏 뛰어올라 타구를 낚아챘다. 마지막에 왼팔이 펜스와 충돌하는 등 자칫 부상의 우려가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마토스는 부상을 당하지 않은 채 타구를 침착하게 잘 처리했다.

이정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 /사진=김우종 기자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인내심을 갖고 (마토스의 외야 수비 적응을) 지켜볼 예정이다. 마토스는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소화했는데, 이번에 중견수 포지션에 집중하면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외야수 후보로 있다. 멜빈 감독은 "지금은 우리 팀에서 뛸 수 있는 다른 선택지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팀의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다. 그렇지만 이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토스가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선수들이 더욱 분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정후는 샌디에이고와 개막 4연전에서 1개의 홈런을 포함해, 14타수 4안타(타율 0.286) 4타점 1득점 3볼넷 2삼진으로 활약했다. 3월 29일 개막전부터 안타와 타점을 신고한 이정후는 30일에는 데뷔 첫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뒤 31일에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어 지난달 1일 샌디에이고와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3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3출루 경기까지 해냈다. 이어 LA 다저스와 3연전에서 이정후는 1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4월 2일 LA 다저스와 3연전 중 첫 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은 0.316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후 다저스와 2경기에서는 5타수 1안타, 4타수 무안타를 각각 기록하며 타율이 0.250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와 홈 개막전을 치른 이정후. 홈 개막전과 2차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하며 타율이 0.200까지 떨어졌으나, 4월 8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1안타 1득점을 올리며 타율을 0.205로 소폭 끌어 올렸다. 이날 경기가 다시 이정후의 연속 안타 시작점이었다. 9일 워싱턴전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10일 역시 워싱턴을 상대로 멀티히트 경기를 해냈다. 이정후의 타율이 0.255까지 올라갔다. 11일 워싱턴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다.

이정후.
이정후.
이어 13일부터 15일까지 치른 탬파베이와 3연전에서도 이정후는 계속해서 안타를 생산했다. 이정후는 13일 5타수 1안타 1득점과 함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도루를 기록했다. 14일에는 2루타 1개를 쳐내며 5타수 1안타를 마크했고, 15일에는 또 도루를 기록하는 등 5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마이애미로 원정을 떠난 이정후는 16일 4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한 뒤 17일 4타수 1안타에 이어 18일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19일 애리조나전에서 또 멀티히트 활약을 해낸 이정후는 20일 하루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결장했다. 당시 선발 상대는 좌완 투수였다. 이정후는 21일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리는 등 또 멀티히트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그러다 22일 애리조나전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연속 안타 행진을 '11'에서 마감했다.

이정후는 23일 뉴욕 메츠를 상대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마크하며 타율을 0.284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다 24일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마감한 뒤 25일 경기에서는 안타 없이 1볼넷을 기록했다. 이후 이정후는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피츠버그와 3연전에서 1안타씩 기록했다. 5월 1일 생애 첫 팬웨이 파크 경기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2일 경기에서 1안타, 3일 보스턴전에서는 무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잘 맞은 타구가 펜웨이 파크의 외야 깊숙한 곳에서 잡히며 고배를 마셨다. 이후 이정후는 4일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안타를 생산한 뒤 9일 콜로라도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타율도 0.264까지 점프했다. 특히 8일 콜로라도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안타 쇼를 펼쳤다. 하지만 왼발 통증으로 3경기 연속 결장한 뒤 13일 모처럼 선발 출장했으나 불의의 부상을 당했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면서 한국 팬들에게 더욱 큰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
이정후. /사진=김우종 기자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MLB닷컴 공식 SNS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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