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아!' 이정후 결국 수술대 오른다 "정말 행복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18일(한국시간) "왼쪽 어깨가 탈구된 이정후가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엘라트라체 박사는 이정후에게 '어깨 와순이 찢어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Jung Hoo Lee saw Dr. Neal ElAttrache yesterday in Los Angeles and he recommends that Lee has his shoulder surgically repaired for a torn labrum)"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는 향후 2주 안에 시즌을 마치게 되는 수술을 받을 것이다. 이어 2024시즌에는 복귀하지 않을 예정(Lee will undergo season-ending surgery in the next couple of weeks and will not return in 2024)"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정후는 수술 소식이 전해진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지난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 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정후가 안타깝게도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를 펼치다가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사실 이정후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은 채 왼발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후 3경기 연속 결장한 뒤 4경기 만에 출장하며 의욕을 더욱 불태운 이정후였다.
이정후의 부상 상황은 경기 초반 팀이 무너질 수있는 상황에서 나왔기에 더욱 큰 의미를 전했다. 신시내티의 1회초 공격. 선두타자 TJ 프리들이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번 엘리 데 라 크루즈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프리들이 스펜서 스티어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갔다. 스티어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 3루 기회를 이어갔다. 계속해서 스티어가 2루를 훔친 가운데, 4번 타자 조나단 인디어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2아웃.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이 계속해서 흔들리며 5번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위기.
이정후는 왼쪽 어깨 부위를 부여잡은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곧이어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트레이너와 통역이 그라운드로 들어와 이정후에게 뛰어갔다. 팀 동료 외야수도 모여들었고,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까지 이정후에게 다가온 뒤 상태를 살폈다. 결국 이정후는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트레이너가 이정후의 왼팔이 움직이지 않도록 꽉 붙잡으며 고정한 채로 걸어들어왔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오라클 파크에 운집한 홈 팬들은 이정후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정후 대신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중견수로 긴급하게 투입됐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탈구됐다(Dislocated Shoulder)'며 이정후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그래도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투혼 정신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 이정후가 안전하게 펜스에 몸을 날리지 않으며 실점을 감수하는 펜스 플레이를 펼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후는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다. 멜빈 감독 역시 이런 이정후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앞서 멜빈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1회부터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러다가 다쳤다. 이정후는 누구보다 팀을 많이 생각하고, 팀을 위해 뛰고 싶어 하는 선수"라고 찬사를 보낸 뒤 "그래서 더욱 실망이 컸던 것 같다"면서 이정후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파르한 자하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의 재활에는 6개월이 소요될 것이다. 의료진은 이정후가 수술을 받은 뒤에는 완벽하게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정후의 팀 동료인 마토스는 지난해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올 시즌에는 5경기에 출전해 16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이정후가 전열에서 이탈한 뒤 3경기 연속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는 기회를 잡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펼쳐진 LA 다저스와 경기에서는 이정후와 비슷하게 펜스 플레이를 펼쳤는데, 호수비로 연결하며 박수를 받은 바 있다. 4회초 LA 다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가 오라클 파크 우중간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이정후가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던 곳 근처였다. 이정후는 펜스까지 다가간 뒤 힘껏 뛰어올라 타구를 낚아챘다. 마지막에 왼팔이 펜스와 충돌하는 등 자칫 부상의 우려가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마토스는 부상을 당하지 않은 채 타구를 침착하게 잘 처리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와 홈 개막전을 치른 이정후. 홈 개막전과 2차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하며 타율이 0.200까지 떨어졌으나, 4월 8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1안타 1득점을 올리며 타율을 0.205로 소폭 끌어 올렸다. 이날 경기가 다시 이정후의 연속 안타 시작점이었다. 9일 워싱턴전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10일 역시 워싱턴을 상대로 멀티히트 경기를 해냈다. 이정후의 타율이 0.255까지 올라갔다. 11일 워싱턴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다.
이정후는 23일 뉴욕 메츠를 상대해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을 마크하며 타율을 0.284까지 끌어 올렸다. 그러다 24일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마감한 뒤 25일 경기에서는 안타 없이 1볼넷을 기록했다. 이후 이정후는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피츠버그와 3연전에서 1안타씩 기록했다. 5월 1일 생애 첫 팬웨이 파크 경기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2일 경기에서 1안타, 3일 보스턴전에서는 무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잘 맞은 타구가 펜웨이 파크의 외야 깊숙한 곳에서 잡히며 고배를 마셨다. 이후 이정후는 4일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안타를 생산한 뒤 9일 콜로라도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타율도 0.264까지 점프했다. 특히 8일 콜로라도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안타 쇼를 펼쳤다. 하지만 왼발 통증으로 3경기 연속 결장한 뒤 13일 모처럼 선발 출장했으나 불의의 부상을 당했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면서 한국 팬들에게 더욱 큰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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