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에 이번 시즌 가장 큰 좌절”···‘우려가 현실로’ 이정후 어깨 수술 시즌 아웃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수술대에 올라 빅리그 첫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다. 꿈에 그리던 빅리그 루키 시즌이 한 달 반 만에 끝이 났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8일 “이정후가 로스앤젤레스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고, 어깨 수술을 권유받았다”며 “이정후는 몇주 안에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는다. 2024년에는 그라운드에 서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파르한 자이디 야구부문 사장은 “이정후는 6개월 동안 재활할 것이다. 올 시즌에는 뛰기 어렵지만, 의료진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며 2025년에 이정후가 부상 후유증 없이 복귀하길 바랐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이정후의 수술은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좌절”이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신시내티와 홈 경기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고자 뛰어올랐고,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이정후의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structural damage)이 발견됐고, 이정후는 17일 LA로 이동해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났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세계적인 스포츠 분야 수술 전문 의사다. 국내 야구팬들에겐 류현진(현 한화)의 어깨, 팔꿈치 수술을 집도한 이로 유명하다. 지난해엔 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는 커리어 두 번째 어깨 수술을 받게 됐다. 이정후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넥센(현 키움)에서 뛰던 2018년 6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쪽 어깨를 다쳐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았다.
당시 한 달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이정후는 그해 10월 20일 대전에서 치른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 수비 때 몸을 던져 공을 잡다가 왼쪽 어깨를 또 다쳤다. 결국 이정후는 2018년 11월에 왼쪽 어깨 전하방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는 수술을 받은 뒤에도 재활에 속도를 내 수술 전 예상했던 6개월보다 빠른 4개월 만에 재활을 마치고 2019년 정규시즌 개막전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2023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0.340을 찍은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정후는 올해 MLB 37경기에서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을 올렸다.
곧 수술 일정을 잡고 재활을 시작하는 이정후는 디애슬레틱 등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MLB에서 뛴 지난 한 달 반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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