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필수라는 영양제, 많이 먹이면 더 건강해질까?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5. 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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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삐뽀삐뽀] (글 : 양바롬 수의사)


여러분은 하루에 영양제를 몇 개 정도 챙겨드시나요? 그리고 우리 반려동물들한테는 몇 가지 정도를 주시나요? 영양제는 정말 종류가 많은데, 매번 펫페어나 박람회를 가보면 늘 새로운 영양제들이 출시되어 나옵니다. 그만큼 반려인들의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겠지요.

제가 영양 컨설팅이나 보호자 세미나를 통해서 만나본, 영양제를 가장 많이 먹이는 보호자는 반려견한테 하루에 영양제를 18가지 먹인다고 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숫자이지요? 사람도 이렇게 많은 영양제를 챙겨 먹기 힘들 것 같은데, 웬만한 의지로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을 먹이는지 여쭤보니까 나름대로 이유가 있더라고요. 노령견이라 눈도 안 좋고, 관절도 안 좋고, 면역력도 걱정되어서 챙겨주고 싶고, 또 어떤 것은 좋다고 광고하는 제품이라서 먹이고 싶고, 그중에서 어떤 제품은 보호자 본인의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먹이는 것도 있고 등등 참 다양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영양제 제품에 노출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한테는 어떤 것이 진짜로 필요하고 먹여야 하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영양제에 대한 질문들도 특히나 더 많은 것 같아요. 요즘 이게 좋다던데 이걸 우리 아이가 먹어도 되는지, 영양제는 언제부터 먹여야 하는 건지, 영양제 먹이는 게 여러 개인데 이걸 다 먹어도 괜찮은지, 사람 영양제 먹여도 되는지 등등요.

이번 편에서는 영양제를 먹이는 데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그중에 제일 중요한 건 영양제는 과하게 먹여서 좋을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약처럼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생기지는 않지만, 간혹 영양소에 따라 중독을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1. 영양제는 과유불급

위에서 얘기한 케이스처럼 한 아이한테 많은 가짓수를 먹이는 것도 좋지 않지만, 특정 영양소는 반려동물한테 중독을 일으킵니다. 미국 사료협회 AAFCO(The 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에서는 자견과 성견, 자묘와 성묘가 하루에 섭취해야 할 영양소의 최소치들을 정해놓았습니다.

대부분은 각 영양소 당 최소 얼마 이상을 먹어야 한다, 이렇게 명시해 놓았지만 이 중에서 과하면 중독될 수 있는 영양소가 2개 있습니다. 바로 비타민 A와 비타민 D인데요. 지용성 비타민인 이 2가지는 과하게 섭취하게 되면 반려견한테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보통 종합비타민과 같이 한 가지만 급여했을 때에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종합비타민에 비타민 A와 D가 풍부한 대구 간유나 레티놀, 비타민 D 등을 따로 더 섭취하는 경우라면 아이들의 섭취량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AAFCO에 따르면 비타민 A는 최대 250,000 IU/kg를 넘으면 안 되고, 비타민 D는 최대 3,000IU/kg를 넘으면 안 됩니다.
 

2. 꼭 필요한 성분 한 가지씩만


보호자들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하나둘씩 추가하다 보면 가짓수가 막 늘어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먹이는 영양제들 중에서 빠지지 않고 높은 확률로 들어가는 영양제들은 바로 밀크씨슬, 우루사 같은 간을 보호해 주는 영양제들이죠. 왜 간 보호제도 같이 먹이냐고 여쭤보니, 왠지 먹이는 게 많아서 간이 힘들어할 것 같아서 간 보조제도 넣었다는 답변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약을 오래 먹었거나 또는 아이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간 보조제 처방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먹이는 영양제가 많아서 간 보호제를 넣는 것은, 마치 병도 주고 약도 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라리 그럴 때에는 영양제 수를 줄이고 간 보호제도 줄이거나 빼는 쪽으로 가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간을 정말로 위해주는 길입니다.

지금 우리 아이한테 꼭 필요한 성분을 한 가지씩만 넣어주세요. 또는 정말 신경써 줘야 하는 부분을 정해서, 각 부위마다 성분을 하나씩만 골라주세요. 예를 들어서, 뼈와 관절이 약하고 안 좋다고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초록입홍합, 오메가3 등등을 한꺼번에 다 주는 것이 아니라, 한 성분씩 번갈아 가면서 준다면 아이들 간에 훨씬 무리가 덜 가겠죠? 대신 한 가지 성분을 확실히 좋은 제품으로 골라서 주면 조금 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3. 가급적 반려동물 전용 제품


사실 반려동물들한테 사람용으로 나온 영양제를 먹이는 보호자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유산균이나 오메가3 같은 영양제들 말이죠.

우리가 집에 있는 반려견과 반려묘가 귀엽다고 뽀뽀를 하거나, 특히 강아지들의 경우 우리가 한 입 베어 먹은 과일이나 빵, 고기 등을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일부 균을 공유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사람 유산균을 먹여도 강아지들의 변 상태가 좋아지는 등의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개들은 같은 제품을 먹여도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유산균의 경우엔 각자 맞는 제품을 찾을 때까지 여러 개를 시도해 보고 바꿔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럼 또 이렇게 질문들을 하세요. 사람 제품도 같이 먹여도 되냐고요. 그럼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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