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사퇴한 후보가 변수라고? 경합주 출렁거리게 할 '15만 표의 가치'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5. 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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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스팟] 김용태 워싱턴특파원


치솟는 물가와 반전 시위에 곤혹스러운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연일 재판에 출석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중간 성적표를 <온더스팟>에서 김용태 워싱턴 특파원과 함께 점검합니다.

 

성추문 재판 생중계…트럼프에 미치는 영향은

Q. 최근 소식부터 알아보죠.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이 연일 생중계되고 있어요.

A. 일주일에 4번씩 뉴욕 법정에 나오고 있거든요. 오갈 때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정이 보이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날이 갈수록 지쳐 보이는 표정, 법정에서 졸았다 이런 기사도 나오고요.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슬리피 돈', 졸린 트럼프 이렇게 놀리기도 했고, 또 스토미 대니얼스라고 성추문 당사자가 나와서 얘기를 하면서 그게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증언대에 나와서 굉장히 거침없이 발언을 하고 있다고 해요.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고 자기가 그때 호텔에 갔을 때 트럼프는 무슨 옷을 입고 있었고 무슨 대화를 했다 이런 얘기까지 막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저도 자세히 얘기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청소년들이 듣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사건이라서. 어쨌든 굉장히 디테일하고 자세하게 묘사를 하고 불필요한 얘기들도 해서 판사가 막 짜증이 난 듯이 보였다, 대니얼스에게 '묻는 것만 답해라' 이렇게 주의를 줬다고도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눈을 감고 증인석 쪽, 그러니까 대니얼스 쪽은 바라보지 않았다 이런 기사들도 나오고 있고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는 요즘 스토미(stormy)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니까 폭풍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스토미 대니얼스의 이름을 슬쩍 중의적으로 끼워넣어서 약 올리고 조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다가 돌아선 마이클 코언 변호사도 증언대에 섰는데, 본인이 직접 여배우에게 입막음 돈을 줬다, 그리고 트럼프가 승인한 일이다 이렇게 공개 증언을 했네요.

A.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주일에 4번씩 법정에 나와야 되고 발이 묶여 있으니까 바이든 대통령처럼 유세를 마음대로 다닐 수가 없고요. 일단 작년 1월부터 소송 비용으로 우리 돈으로 1,000억 원 이상 사용했다고 합니다. 누적 기부액의 4분의 1, 26%에 해당하는 수치인데, 선거에 뛸 실탄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는 좀 부족한 상황이다, 여러 가지로 불리한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도널드 트럼프ㅣ전 미 대통령
6년 전, 7년 전, 심지어 8년 전에 나올 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대선 한복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겁니다.
 

시위 vs. 물가…바이든의 결정적 아킬레스건은?

Q. 바이든 대통령도 상황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또 반전 시위... 통상 외교 문제가 미 대선에서는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아요.

A. 지금 반전 시위는 방학이 다가오면서 조금은 차분해진 느낌, 조금은 충돌이 줄어든 느낌은 있습니다. 그런데 가자 상황은 계속 심상치가 않죠.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말리느라고 굉장히 진땀을 여러 번 빼지 않았습니까? 일단 라파 공격하면 '공격 무기 지원하지 않을 거야' 이렇게 경고를 탁 날렸는데, 이스라엘은 '알았어' 이런 게 아니라 '우리는 손톱만 있어도 공격할 거야' 이렇게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단 말이죠. 그러면서 안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세력에게도 좋은 소리 못 듣고, 또 친이스라엘 쪽에서도 좋은 소리 못 듣고 여러 가지로 곤혹스러운 상황입니다.


지난 미시간주 경선에서 보면, 물론 대세에 영향은 없었습니다만, '지지 후보 없음'이 대략 13% 정도가 나왔습니다. 미시간주는 아랍계 미국인이 많은 지역인데 거기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라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을 한 거죠. 대선이 아직 6개월 정도 남았잖아요.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고, 또 팔레스타인 쪽에서 인명 피해가 더 크게 발생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이러면 아무래도 점점 더 여론이 악화되겠고, '내 지지표가 한 명이라도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 이것은 충분히 대선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Q. 바이든에게 더 결정적인 문제는 사실 물가 아닙니까?

바이든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경제 얘기를 많이 했고요.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경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물가입니다. 고용이 많아지고 경제 성장률이 좋고 이런 것들을 우리가 체감하기는 어려운데요. 지금 미국 슈퍼마켓에 가면 음식값이 엄청나게 비쌉니다. 햄버거값도 비싸고요. 기름값도 비싸고요.

물가 이슈가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올여름 휴가철에 자동차 끌고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휘발윳값이 비싸면 바이든이 안 될 거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물가가 여름 이후까지 계속 유지될지 아니면 조금은 주춤할지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성패가 달려 있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대선 바로미터' 펜실베이니아…직접 본 민심은?

Q.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이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경합주의 여론 아닌가요?

A. 그렇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이런 거죠. 야구 경기를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하는데, 1차전은 10대 0으로 이기고 2차전은 1대 0으로 졌다고 해서 전체 스코어는 우리가 10대 1로 앞서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주장하는 게 의미가 없는 거고, 누가 각 주별로 많이 이기느냐, 그래서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하느냐의 싸움입니다. 3대 3으로 7차전을 맞은 상황에서 경합주의 선거 결과가 7차전의 경기 결과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경합주에서 이기는 사람이 결국 대통령이 되는 셈이죠.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다 이런 결과들이 나오고 있는데, 또 그 뒤로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 격차를 계속 좁히고 있다 그리고 그 차이가 크지 않다 이런 보도들도 나오고 있어서,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치상으로는 조금 앞서고 있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펜실베이니아라는 경합주를 갔었는데요. 펜실베이니아가 굉장히 재미있는 주입니다. 6~7개 경합주를 흔히 우리가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노스캐롤라이나까지 포함시키는데 펜실베이니아가 선거인단 19명, 경합주 중에서 가장 많이 걸려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이겼고요.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이겼습니다. 그러니까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이런 공식이 있는 지역이라고 해도 무방한 지역입니다.


펜실베이니아 중에서도 게티즈버그라는 동네를 가봤거든요. 링컨 대통령이 연설을 해서 되게 유명한 지역입니다.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굉장히 유명한 지역인데, 제가 한 10명 정도 만나서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절묘하게 반반씩 갈리더라고요.
 
데이빗ㅣ펜실베이니아 주민 (바이든 지지)
고용이 늘고 있어요. 많은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바이든이 4년 더 했으면 좋겠어요.
 
프랭크ㅣ펜실베이니아 주민 (트럼프 지지)
바이든 대통령이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화가 필요하죠. 사람들은 잘 지내지 못해요.

우연히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절묘하게 반반씩 지지가 갈리고 있다라는 것을 체험적으로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굵직한 이슈에 따라서 지지 성향이 나뉘고 있는데요. 일단 바이든 지지자들은 낙태 이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수 공화당은 아무래도 낙태에 엄격하다 보니까 여성의 자기결정권, 임신 중지권에 제한을 가한다는 인식들이 있어서 이 이슈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그리고 바이든 후보에게 몰리는 경향이 있었고요.

또, 국경 문제 있지 않습니까? 바이든 정책으로는 너무 약하다, 트럼프처럼 벽 쌓고 강제추방 팍팍 시켜야 된다 이런 사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사퇴한 헤일리…무시 못하는 이유는


Q.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붙었던 니키 헤일리, 이미 사퇴를 했는데도 무시 못할 변수가 되고 있다면서요?

A. 니키 헤일리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무려 17%를 받았습니다. 15만 표를 받았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에게 8만 표 차로 이겼고요. 그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힐러리 당시 후보를 6만여 표 차이로 이겼거든요.

그러니까 헤일리 지지표가 15만 표라는 얘기는, 헤일리 지지표가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펜실베이니아 판세가 출렁거릴 수 있고 결국 미국 전체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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