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대구은행 "대구 본점 두고 전국으로"···32년 만에 '시중은행' 탄생

시중은행 전환 첫 지방은행
금융위원회는 5월 16일 정례 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안건을 인가했습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서를 지난 2월 제출해 석 달 만에, 정부가 지방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밝힌 지 열 달 만에 지방은행 최초의 시중은행이 탄생했습니다.

이는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처음 이뤄진 시중은행 인가입니다.

대구은행은 1957년 전국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문을 연 지 57년 만에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이뤘습니다.

'시간 문제'였던 시중은행 전환
금융위원회는 5대 시중은행 중심으로 굳어진 은행권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신규 시중은행 진입을 적극 유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권 경영, 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2023년 7월 발표했습니다.

금융위가 단시일 내 안정적이고 실효적인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키로 한 것인 만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간 금융권의 시각이었습니다.

사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 천억 원이라는 요건과 산업자본 보유 한도 4%, 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인 지배 구조 요건을 충족합니다.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2024년 3월 말 기준 7천억 원이고 대구은행의 지분은 DGB금융지주가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DGB금융 주주 지분율은 OK저축은행 9.55%, 국민연금공단 7.78%, 우리사주 3.92%, 삼성생명 3.35% 등으로 삼성생명 등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라는 금산분리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습니다.

당초에는 올 3월 안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를 완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불법 개설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등으로 심사 일정이 늦어지면서 인가 시기도 그만큼 늦어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대구은행의 56개 영업점 직원 111명이 2021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고객의 정당한 실지 명의 확인 등을 거치지 않고 고객 1,547명 명의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1,657건을 임의로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4월 대구은행에 일부 업무정지 3개월과 과태료 20억 원 부과 등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불법 개설 문제에 대해 금융위가 제재 조치를 한 데 이어, 대구은행도 '내부통제 체계'를 제출했고 금융위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시중은행이 된 대구은행의 앞으로 일정은?
대구은행은 법적으로 5월 16일부터 시중은행이 됐습니다.

대구은행은 사명 변경과 관련된 절차에 들어가 6월 초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고 그간 진출이 제한됐던 강원, 충청권 등지에 3년 안에 14개 점포를 낼 계획입니다.

DGB금융지주는 이미 223년 12월 iM뱅크를 포함한 계열사와 'iM금융그룹', 'iM금융지주' 상표 등록을 마쳐둔 상태입니다.

대구은행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6월 초순 정식으로 간판을 바꿔 달 계획인데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DGB대구은행 상표를 병기해 57년 역사성을 드러낸다는 방침입니다.

금융당국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과점 해소를 위한 시장 재편을 위해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만큼 대구은행은 정부와 국민들이 원하는 '메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