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셰플러, 경찰 체포 머그샷 찍고 5언더파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가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2라운드를 앞두고 경찰에 체포돼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까지 찍고 풀려나는 소동을 겪었다.
이런 혼란을 겪고도 셰플러는 풀려난 직후 2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쳤다. 첫 보도를 한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셰플러는 17일(현지시각) 오전 PGA 챔피언십 개최지인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 진입로에서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의 지시를 오해하고 차를 몰고 들어가려다 체포돼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할라 골프클럽 인근은 당일 새벽 5시쯤 한 남성이 무단횡단을 하다가 셔틀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PGA는 사망자가 대회 공급업체 직원이라고 전했다.
이 사고로 PGA 챔피언십 2라운드 시작이 1시간 20분 지연된 가운데 셰플러는 5시 50분쯤 경기를 위해 골프장으로 향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셰플러는 골프장 쪽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혼잡한 사고 현장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어둡고 비도 내리는 상황이었다. 골프장 입구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은 셰플러에게 멈출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경기를 위해 골프장으로 들어가려던 셰플러는 이 지시를 오해해 경찰의 안내에 따라 전방으로 향하고 있다고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이 상처를 입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셰플러의 차량을 막아선 뒤 셰플러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셰플러를 체포한 경찰관들은 체포한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다고 한다. 셰플러의 이름을 메모한 경찰관은 현장에 있던 기자에게 체포된 사람의 이름을 아는지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셰플러에게는 난폭운전, 공무집행 방해, 경찰관 폭행, 범법행위 등의 4가지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현지시각 오전 6시쯤 체포된 셰플러는 경찰서에서 8시40분 풀려나 9시12분 골프장에 도착했고 10시 8분에 2라운드를 출발했다. 골프장엔 셰플러의 머그샷을 프린트한 티셔츠를 입고 “셰플러를 석방하라”고 주장하는 팬들도 있었다.
셰플러는 최근 참가한 다섯 대회에서 마스터스를 포함해 4승과 준우승 1회의 성적을 올렸다. 마스터스가 끝나고 최근 아들을 얻었다. 셰플러는 이런 소동 후에도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중간합계 9언더파 13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경기 후 셰플러는 “우선 밀스(사고 사망자)씨의 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큰 오해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제 상황은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셰플러는 “유치장에서 스트레칭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와서 경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앉아서 기다리면서 몸풀기를 시작했다. 루틴을 시작하고 심박수를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머리가 도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돌아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충격과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여기 와서 경기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었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호흡을 조절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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