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에 대한 디그니티? 선수 존중과 보호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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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병 투척 사건의 여파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FC서울 골키퍼 백종범에 대한 징계가 논란이다.
연맹은 16일 오후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K리그1 1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서울의 경기에서 나온 물병 투척 사건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백종범의 도발이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인 행위라는 사실은 맞지만, 카메라가 켜진 공개된 회의에서 선수보다 연맹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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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형중 기자 = 물병 투척 사건의 여파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FC서울 골키퍼 백종범에 대한 징계가 논란이다.
연맹은 16일 오후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K리그1 1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서울의 경기에서 나온 물병 투척 사건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팬들의 집단 물병 투척을 막지 못한 인천 구단은 제재금 2000만원과 홈 경기 응원석 폐쇄 5경기 징계를 받았다. 또 팬들에게 도발하며 물병 투척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백종범도 7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 받았다.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상벌위 회의 영상이다. 17일 온라인에 공개된 이 영상에서 조남돈 위원장은 백종범의 상벌위 불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신을 못 차려. 구단에서 나서서 이런 짓을 하니깐... 서울 구단이 뭐가 뭔지를..."이라며 "(선수는)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맞다. 구단 지도부의 태도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구단 지도부에서 선수를 다독거려서 자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해줘야지, 구단 지도부가 이 난리를 피우고 있으니 자기들이 희생자라 이거야 서울 구단은"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순규 상벌위원은 "경중을 구분 못하는 것 같다. 물론 훈련도 중요하고 다음 경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이 문제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백종범은 상벌위에 참석하지 않고 팀 훈련에 임했다. 상벌위는 그의 불참을 서울 구단 지도부의 문제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상벌위 참석은 의무가 아니다. 상벌위 개최 공문에도 의무는 아니지만 참석하여 소명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백종범은 훈련 시간과 겹쳐 참석하지 않았고, 유성한 단장이 참석해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남돈 위원장은 백종범 불참에 대해 "연맹의 디그니티를..."이라며 연맹의 존엄성을 무시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규정에도 없고 공문으로 명문화 되지도 않았던 것에 대해 지나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팬들이, 불참으로 인한 괘씸죄가 징계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는 이유다.
연맹은 디그니티를 논하기 앞서 선수에 대한 존중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백종범의 도발이 관중에 대한 비신사적인 행위라는 사실은 맞지만, 카메라가 켜진 공개된 회의에서 선수보다 연맹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그라운드 내에서 선수들은 보호 받아야 한다. 그래야 제 역할을 다하며 최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선수에게 그라운드는 직장이다. 직장인이 회사에서 날아든 물병에 맞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한편, 서울 구단은 백종범 징계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상벌위가 재심 과정에서도 선수 보호보다 연맹의 디그니티에 무게를 둘지 모든 K리그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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