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싸게 분양'… 할인 분양 둘러싼 시행사-입주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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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정문.
동구지역 한 아파트는 건설사가 최대 9000만원 할인 분양을 하자 기존 입주민들은 할인받고 들어온 입주민들에게 공용 관리비를 20%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한 부동산중개인은 "대구지역 아파트 상가의 경우 분양가에서 40%가량 할인해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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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정문. 깔금하게 정돈한 아파트 곳곳에 윤형철조망이 설치됐다. 아파트 곳곳에는 ‘공매 및 수의계약세대 입주 결사 반대’, ‘2차 추가 가압류 확정’ 등 신규 입주나 시행·시공사를 비판하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과 경고문도 내걸렸다.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시행사와 분양대행사가 ‘파격 할인’에 나서면서 기존에 매입한 입주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146세대 가운데 분양률 20%를 채우지 못하자 결국 공매로 넘어가 분양가보다 3~4억 싸게 팔리고 있다. 이에 기존 입주자들은 '계약 조건을 변경하면 기존에 체결한 계약도 동일한 조건으로 소급 적용 한다'는 취지의 특약사항을 근거로 대금 일부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소급 적용해 달라는 게 아니라 계약대로 분양대금을 환불해 달라는 것"이라며 "계약자들에게 분양 결과를 부풀려 홍보한 시행사 직원들을 사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공매 과정은 계약 조건에 없다'는 논리로 대금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수성구 신매동 시지라온프라이빗도 상황은 비슷했다.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신의 집도 가압류 될 수 있습니다' 등 할인 분양을 견제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다. 입주민들 간 갈등도 첨예하다. 동구지역 한 아파트는 건설사가 최대 9000만원 할인 분양을 하자 기존 입주민들은 할인받고 들어온 입주민들에게 공용 관리비를 20%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구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306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건설사들은 첫 분양에서 미분양이 나오더라도 2~3년간 공사 기간 미분양 물량을 대부분 정리하지만 입주 시까지도 털어내지 못한 미분양은 ‘악성 미분양’으로 통한다.

과거 안정작인 투자처로 각광을 받은 아파트 상가도 고금리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저출산과 부동산 경기 침체, 소비 성향 변화와 함께 곳곳에 공실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중개인은 "대구지역 아파트 상가의 경우 분양가에서 40%가량 할인해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강동필 영남대 사회교육원 행정학과 교수는 "준공 후 미분양인 경우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등을 감면해 주는 게 갈등을 해소 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입법 등을 통한 제도적 지원이 선제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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