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공석' 축구대표팀 감독, '임시체제or지한파 외인명장'도 방법[스한 위클리]

김성수 기자 2024. 5.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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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지도 3개월을 넘겼다. 수많은 선임 시도가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동안, 어느새 6월 A매치 기간이 가까이 다가왔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럴 때일수록 급해지면 안 된다. 다시 한 번 임시감독을 선임해 6월을 보내거나, 한국 축구에 대단한 열망을 가진 '지한파 외국인 명장'의 존재를 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대표팀 감독 여전히 '공석', 황선홍이 벌어준 두 달 '허송세월'됐다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아시안컵 종료 후 약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큰 위기에 직면했다. 아시안컵 4강의 성적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무전술과 무성의에 전 국민이 분노했고, 클린스만은 결국 거액의 위약금을 받고 경질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새 사령탑을 찾는 과정에서, 촉박한 시간에도 무리하게 국내파 정식 감독을 선임하려해 혼선을 빚었다. 당시 국가대표팀을 맡을 정도의 역량이 된다고 여겨지는 국내 감독 중 무직인 인물은 사실상 최용수 전 FC서울, 강원FC 감독이 유일했다. K리그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준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등은 지금까지도 팀을 맡고 있는 인물들. 이들의 이름이 언급되자 구단 팬들의 거센 반발이 뒤따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황선홍 당시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혼돈 끝에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3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태국과의 2연전을 맡게 됐지만, 이때도 4월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3월 태국전과 같은 기간에 친선 대회가 잡혀 있는 올림픽 대표팀의 수장을 빼오는 것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컸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래도 황 감독 임시 체제로 3월 A매치 기간을 보내며 5월까지 정식 감독 선임 기간을 벌 수 있었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후 귀국장서 착잡한 표정의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

하지만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감독직을 3월 한정으로 겸하며 A대표팀 정식 감독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듯했던 황 감독이 미끄러졌다.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이었던 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참사를 일으킨 것. 황 감독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온 한국 축구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역사에 오점을 남기며 정식 감독 명분을 완전히 잃었다.

대표팀 새 감독 유력 후보가 사실상 날아간 이후에야 대한축구협회와 외국인 감독들과의 협상 소식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황희찬 스승' 제시 마치는 잘츠부르크, 라이프치히, 리즈 유나이티드 등의 감독을 거친 인물로, 새 사령탑을 찾는 한국 대표팀 감독 협상서 1순위라는 보도가 있었다. 실제로 외신을 통해 한국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치는 한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 캐나다를 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결국 황 감독 임시 체제로 벌어낸 두 달의 시간을 거의 다 소비하고, 6월 A매치 첫 경기(6월6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 원정)까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왔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KFA

▶'한 번 더 임시감독 or 지한파 명장 선임', 현명한 선택지 아직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후보 누구와도 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지 않다면, 6월 A매치 전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해야한다는 강박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한국은 3월 태국과 2연전에서 1승1무를 거두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에서 3승1무로 조 1위를 지켰다. 조 2위까지 최종예선에 진출하는데, 3위 태국이 승점 4점인 상황이라 잔여 2경기를 모두 이겨도 한국과 같은 승점 10점이 된다. 승점 동률 시 골득실-다득점 순으로 순위가 결정되는데, 한국은 이미 골득실에서 +11이고 태국은 –2다. 한국이 남은 싱가포르와 원정경기-중국과 홈경기서 모두 져도,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피파랭킹 23위 한국이 88위 중국, 155위 싱가포르를 상대하는 싸움. 반드시 정식 감독을 선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일정이 아니다. 6월 한정으로 다시 임시 감독을 써도 되는 수준. 대표팀에는 6월부터 팀을 지휘할 감독이 아닌 '제대로 된 감독'이 필요하기에, 선임 기간을 벌기 위해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남미축구 강호' 브라질 대표팀은 2022년 12월 치치 감독 사임부터 2024년 1월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 선임까지, 무려 1년 넘는 기간 동안 임시 감독 체제로 지낸 적도 있다.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뱉은 말을 지켜야한다는 강박에 5월 내 감독 계약을 서두른다면 계약금 등 금전적 부분에서 여유를 갖고 협상하기 힘들다. 또한 후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제2의 클린스만'을 만들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

튀르키예 축구 대표팀과 K리그 FC서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셰놀 귀네슈 감독. ⓒ스포츠코리아

그럼에도 현재 대표팀 정식 감독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 중 한 명을 6월 A매치 전까지 선임해야 한다면 셰놀 귀네슈(튀르키예) 감독이 가장 적격이다. 튀르키예를 2002 한일월드컵에서 월드컵 4강-3위로 이끌었던 사령탑. 당시 튀르키예가 1954 스위스 월드컵 이후 48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귀네슈 감독의 업적은 더욱 대단했다.

또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에서 클린스만 감독과는 다르게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를 가진 후보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네슈 감독은 확실한 '지한파'다. K리그 지휘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된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시즌이나 FC서울을 지도했고 당시 김병지, 이을용 등 베테랑은 물론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 유망주들을 한데 모아 2008시즌 정규리그 1위의 성과를 냈다. 귀네슈 감독은 심지어 여러 인터뷰에서 지도자 인생 마지막을 한국 대표팀에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클린스만과는 열망의 차이가 크다.

물론 6월이면 72세가 되는 나이는 걸림돌이다. 하지만 귀네슈는 6개월여 전까지 '튀르키예 명문 구단' 베식타스의 감독을 지냈을 정도로 여전히 왕성한 열정을 지닌 감독이다. 여기에 국가대표팀과 한국 무대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도 가산점을 가져간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을 이기고 3위를 확정한 후 터키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는 셰놀 귀네슈 감독.ⓒ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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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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