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비·학원비… 자녀 낳을수록 살림은 ‘팍팍’
전업주부 아내와 함께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키우는 외벌이 회사원 김모(45)씨는 월급날에도 웃지 못한다. 월급 약 500만원에서 주택 담보대출 갚는 데 150만원, 아파트 관리비와 전기·가스료 70만~80만원 등 고정비를 내면 절반 정도가 없어진다.
여기에 아이 영어·피아노·체조 학원비로 100만원, 식비 등 생활비 200만원 정도를 쓰면 통장 잔액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일쑤다. 김씨는 “그나마 아이가 하나라 적자 폭이 작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가정에 자녀가 생기면 심리적 행복과는 별개로 경제적 살림은 팍팍해진다. 보육비·학원비 등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을 써야 하고 생활비도 그만큼 불어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적 공제 등 자녀 있는 가구를 위한 세제 혜택이 충분치 않아, 무자녀보다 유자녀 가정의 세금 부담이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4분기(10~12월) 기준으로 한국의 2자녀 이상 가구의 흑자율은 25.4%에 불과했다. 흑자율이란 가구별 소득에서 지출하고 남은 금액(흑자)의 비율이다. 매달 100만원을 벌었다면, 평균 75만원을 쓰고 25만원만 남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무자녀 가정은 이 비율이 30.3%였다. 자녀가 생기기 전까지는 부부의 근로소득 등이 증가하면서 가계 흑자 폭이 늘어나다가 자녀를 낳아 키우기 시작하면 각종 보육·교육비와 생활비 등이 늘기 시작해 가정 살림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자녀가 많아질수록 가구가 부담하는 세금 비율도 높아졌다. 작년 4분기에 1인 가구의 경상 조세액(소득세, 자동차세 등 정기적으로 무는 세금)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였는데, 4명 이상 가구는 5.2%로 1.8%포인트 높았다. 자녀가 많아도 세금 혜택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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