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에이즈 아동 후원한 김정화… “할머니 돼서 기뻐요”

박혜연 기자 2024. 5. 1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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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간다에 방문한 배우 김정화가 15년간 후원을 해 온 아그네스씨와 함께 찍은 사진. 아그네스는 에이즈 보균자지만 지난 11일 첫 아들 출산에 성공했다./기아대책 제공

“1만km 떨어진 우간다에서 우리 딸이 무사히 아기를 낳았대요. 할머니가 돼서 기뻐요.”

17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정화(41)씨는 ‘우간다 딸’ 아그네스 아폴롯 오키리마(22)양의 출산 소식을 전하며 웃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유자인 아그네스는 지난 11일 우간다에서 첫아들을 낳았다.

김씨는 2009년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러 우간다를 찾았다가 당시 6세였던 아그네스를 만났다.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를 앓고 있는 산모로부터 HIV에 ‘수직 감염’된 상태였다. 아그네스는 3세 때 부모를 모두 에이즈로 잃었다. 아그네스 역시 에이즈에 걸려 죽을 확률이 높았다.

김씨는 그해 아그네스를 ‘딸’로 받아들였다. 딸이 성인이 된 2020년까지 기아대책 해외아동결연을 통해 매달 병원비, 약값, 식비 등을 후원했다. 이 덕에 아그네스는 꾸준히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며 영양 관리를 할 수 있었다. HIV는 약만 잘 먹으면 에이즈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 정상인처럼 살 수 있다. 산모가 HIV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수직 감염’ 역시 방지할 수 있다. 아그네스의 아들 역시 정상으로 태어났다.

김씨는 2009년 이후에도 우간다를 3번이나 방문했다. 틈틈이 편지와 사진을 나누며 졸업과 생일 등 중요한 일을 공유했다. 오는 7월 딸과 ‘손자’를 만나러 우간다를 또 방문할 예정이다.

김씨는 “아그네스가 6세부터 치료를 받지 못했다면 22세에 건강하게 출산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걱정했는데 산모와 ‘손자’ 모두 건강하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우간다에서 에이즈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HIV와 에이즈가 ‘죽을 병’이라고 생각하는 편견도 깨뜨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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