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40.7→146km' 잃었던 구속 되찾은 사직예수…"허리 때문에 강하게 안 던졌었다" 윌커슨의 고백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5. 1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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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선발 윌커슨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허리 쪽에 문제가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시즌 3승(4패)째를 손에 넣었다.

윌커슨은 지난해 '털보에이스'로 불렸던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윌커슨은 지난해 13경기에 등판해 뛰어난 커맨드 능력을 바탕으로 압권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달성률을 보여주는 등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로 활약했다. 윌커슨과 동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롯데는 당연히 재계약을 제안했고, 윌커슨은 롯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게 됐다. 그런데 올해 윌커슨의 시작이 심상치 않았다.

윌커슨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매우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5이닝 4실점(4자책) 아쉬운 투구를 남겼으나, 이내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두 번째 등판에서 6⅓이닝 1실점(비자책)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첫 승을 손에 넣었는데, 4월부터 페이스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윌커슨은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하는 등 2패 평균자책점 5.93으로 부진했다.

김태형 감독은 윌커슨이 부진하고 있는 배경으로 '구속'을 꼽았다. 지난해보다 평균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상대 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는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더이상의 부진은 없었다. 윌커슨은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이닝 2실점(2자책)으로 시즌 첫 번째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 11일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도 6이닝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부터 평균 구속이 좋아지면서 투구 내용과 결과까지 좋아졌던 것.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선발 윌커슨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선발 윌커슨이 7회말 2사 교체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펼친 윌커슨은 이날도 탄탄한 투구를 뽐냈다. 1회부터 두산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한 윌커슨은 2회 양석환에게 볼넷,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김기연과 전민재를 모두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3회 이유찬-조수행-헨리 라모스로 이어지는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한 뒤 4~5회 각각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타선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6회 빅터 레이예스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등에 업은 윌커슨은 6회 조수행-라모스-강승호로 이어지는 두산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고, 윌커슨은 투구수 98구임에도 불구하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양의지와 양석환을 모두 뜬공으로 요리한 뒤 불펜에 바통을 넘겼다. 그 결과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시즌 3승째를 수확하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윌커슨은 지난 4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던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동안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잔부상 때문이었다. 윌커슨은 "4월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이 있었다. 허리 쪽에 문제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진료가 잘 마무리 됐고, 원래 5월부터는 항상 반등을 했었는데, 올해도 5월부터 좋은 모습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던 만큼 윌커슨은 전력으로 공을 던지지 않았다. 그 부분이 구속 저하의 원인이었다. 그는 "허리가 안 좋다 보니, 나도 시즌을 길게 가기 위해서는 몸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일부러 공을 강하게 던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몸 상태도 멀쩡하게 돌아왔으니, 계속해서 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은 전반적으로 투구가 좋았다. 1회가 조금 어려웠던 것은 있었지만, 준비했던 모습이 그대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5-1로 승리한 뒤 선발 윌커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잠실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윌커슨은 올 시즌 매우 독특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시즌 볼넷보다 피홈런이 많다는 것. 17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도 윌커슨의 볼넷은 7개에 불과하지만, 피홈런은 무려 8개에 달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는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높은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 던졌던 것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며 "ABS에 적응하고 맞춰가다 보니 홈런을 맞았는데, 열심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싱긋 웃었다.

선발, 불펜, 타선까지 전체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던 시즌 초반. 이로 인해 롯데는 아직도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5월 흐름은 나쁘지 않다. 그 배경에는 윌커슨의 호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윌커슨은 "그동안 전반적으로 경기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 투수가 잘 던졌을 때 타선이 조금 부진했고, 타자가 잘 쳤을 때는 투수들이 조금 부진했지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매 시리즈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다 보면 순위는 앞으로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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