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무궁무진한 ‘술’ 어휘
실제 영국 영어에서는 거의 모든 단어가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흔한 표현 중 하나는 미국 영어에서 화가 났다는 표현으로 쓰이는 ‘pissed’이다. 같은 단어를 영국 영어에서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술에 취했다는 의미다. ‘pissed’는 욕설의 표현으로 쓰일 때도 있다. 그 정도가 국가별로 다른데, 미국에선 꽤 심한 욕설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영국에서는 매우 순한 욕설로 간주되어 방송에서 자주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영국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있다. 예를 들면 ‘sloshed, squiffy, stewed, wrecked, tipsy, hammered, half-cut, bladdered, plastered, merry mullered, pickled and bevvied’ 와 같은 단어들이다.
더 재밌는 점은 영국 영어에서 어떤 명사든 접미사 ‘-ed’를 붙이기만 하면 거의 모든 명사를 영어로 술에 취한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형 천막을 의미하는 ‘gazebo’에 ed를 붙인 ‘gazeboed’, 주차장을 의미하는 ‘carpark’에 ed를 붙인 ‘carparked’ ‘ambulance(앰뷸런스)’에 ed를 붙인 ‘ambulanced’ 모두 술에 취했다는 표현으로 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 명사가 예상하기 어려운 단어일수록 더 재밌는 표현이 된다.
예를 들어, 영국의 유명 배우 ‘주디 덴치’의 이름을 활용하여 “I was absolutely Dame Judi Denched last night.” 라고 말하거나 혹은 한국의 ‘신라면’을 활용하여 “We had a wild one, by the end of the night I was absolutely Shin Ramyeoned!” 라고 표현해도 영국인들은 술에 취했다는 뜻으로 이해할 것이다.
아무리 영어단어를 많이 암기하더라도 이런 표현들을 이해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영국인과 대화할 때 이렇게 말이 안 되는 표현을 늘어놓는다면 어젯밤에 술 한잔하며 즐거운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기억하자.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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