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띠 부숴 죄송해요" 무인 사진관에 2000원…CCTV엔 '꾸벅'

/사진=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무인 사진관을 이용하던 학생들이 실수로 소품인 머리띠를 부러뜨리자 쪽지와 함께 2000원을 남기고 간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서 무인 사진관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6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감동의 아침을 만들어 준 아이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15일 사진관을 찾은 한 학생으로부터 "머리띠를 부러뜨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다음부터는 조심해달라"고 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매장에 청소하러 간 A씨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머리띠를 망가뜨린 학생들이 쪽지와 함께 현금 2000원을 두고 간 것이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머리띠 부숴서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메모와 학생들이 두고 간 2000원이 담겼다. 그 옆에는 전날 학생이 부러뜨린 머리띠가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CCTV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A씨는 "코끝이 찡하게 감동을 받았다. 어떤 예쁜 마음씨의 아이들인지 CC(폐쇄회로)TV 영상을 찾아보다가 눈물이 났다"며 "카메라를 보고 인사까지 하더라. 한 아이는 거의 90도로 한참을 고개 숙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에서 보면 괜찮다고 하고 칭찬해주고 싶다"며 "무인 사진관 운영하면서 생각만큼 장사가 잘 안되고, 손님들이 카메라를 부수거나 침 뱉고 가는 일만 있어서 '그만해야지' 싶었다. 그런데 이 아이들 덕분에 가슴이 따뜻해진 하루"라고 덧붙였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아이들 마음이 너무 예쁘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귀여운 손님들", "이대로만 커 주면 좋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