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논쟁 될 소형모듈원전

옥기원 기자 2024. 5. 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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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까지 향후 15년간 국가 전력 운용 계획 등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컸던 미국 뉴스케일 파워의 소형모듈원전 건설 계획도 비용 문제로 중단됐다. 준공 예정 시점인 2030년 기준 소형모듈원전의 전력(㎿h)당 생산 단가는 102달러지만 태양광 발전은 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약 40달러)에 생산할 수 있다. 대형 원전은 80년 넘게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지속됐지만, 소형 원전은 아직 상용화조차 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예단하는 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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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2일 경남도청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을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38년까지 향후 15년간 국가 전력 운용 계획 등을 담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기본 수립 절차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만큼 올해 초 실무안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올해 4월 총선 등의 ‘정치적 변수’가 겹치면서 발표 시점이 더 늦어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본 발표 시점을 “빠르면 5월 말”이라고 못박았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전기본 수립 절차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를 정도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점검해야 할 세부 내용이 많아 발표가 다소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11차 전기본은 큰 틀에서 원자력 발전과 재생에너지 활용성을 동시에 키우는 기조로 짜인다. 10차 전기본 기준 각각 34.6%, 30.6%였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동시에 늘리는 쪽으로 계획이 수립된다는 얘기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면서 각각 14.4%와 9.3%였던 석탄화력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게 된다.

산업부는 향후 15년간 지속해서 전력 수요가 증가한다는 수요예측을 전제로 최소 2기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을 전기본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요가 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신규 원전 7개가 생산할 전력(약 10GW)을 사용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가동도 염두에 뒀다.

새 원전 부지는 이번 전기본에 포함되지 않지만,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의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부지와 경북 영덕군의 옛 천지원전 부지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예전 후보지 중 하나였던 강원 삼척시 근덕면은 ‘에너지 관광 복합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새 원전이 들어설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소형모듈원전(SMR)도 11차 전기본에 처음 발전원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700㎿ 규모(새 대형 원전 절반 발전량)의 한국형 소형모듈원전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2030년 전후 국내에 최초 호기를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자력 업계는 소형모듈원전을 도입할 경우 건설 기간과 비용이 대폭 줄고, 배관 설비가 없어 방사능 누출 위험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해당 산업을 미래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제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을 중장기 국가 에너지 계획에 포함하는 것은 논란만 키울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박종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컸던 미국 뉴스케일 파워의 소형모듈원전 건설 계획도 비용 문제로 중단됐다. 준공 예정 시점인 2030년 기준 소형모듈원전의 전력(㎿h)당 생산 단가는 102달러지만 태양광 발전은 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약 40달러)에 생산할 수 있다. 대형 원전은 80년 넘게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지속됐지만, 소형 원전은 아직 상용화조차 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예단하는 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원자력 학계에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되는 충남 당진 등에 소형모듈원전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기본에 소형모듈원전이 포함된다면 이를 둘러싸고 지역의 유치 찬반 갈등도 불거질 수 있다.

옥기원 기후변화팀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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