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유튜브 "드디어 자유우파 KBS 진출" "사실은 원래 우리 거"

노지민 기자 2024. 5. 1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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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 "자유우파의 KBS 장악에 목적이 있었음을 고백한 것…원점 재검토 촉구한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유튜브 고성국TV 갈무리

KBS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 유튜버 겸 시사평론가 고성국씨가 본인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KBS를 두고 “원래 우리 거였다”며 “잠깐 이상한 사람에게 내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영방송을 특정 진영의 전리품처럼 여기는 인식을 숨김 없이 드러낸 발언에 그를 진행자로 발탁한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비판이 더 거세지고 있다.

고성국씨는 17일 오전 '고성국TV' 라이브 방송 도중 오는 20일부터 KBS 1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관련해 다른 출연자가 “드디어 자유우파들도 KBS에 진출하게 됐다”고 하자 고씨는 “사실은 원래 우리 거였다. KBS가 공영방송이고 국영방송이고 그렇지 않나. 대한민국의 주인은 우리들”이라고 말했다. 고씨가 “원래 우리집인데 이상한 사람에게 내줬던 것”이라며 “원래 우리 방송”이라고 재차 강조하자, 출연자는 “또 하나의 진지가 만들어졌다, 또 하나의 진지를 탈환했다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호응했다.

고씨는 본인이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 것을 “KBS가 바로 서겠다고 노력하고 있는 중에 저한테도 라디오 진행 제안이 온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KBS 시청료(수신료) 거부 운동은 이제는 별로 시점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KBS가 정말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우리가 밖에서는 잘 모르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확인이 되면 그 시점에 여러분에게 호소할 거다. 이제는 시청료 거부가 아니라 시청료 인상 운동을 해주셔야 한다고 요청 드릴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고씨는 그간 대통령실 발로 강행된 수신료 분리징수 결정을 옹호해왔다.

고씨는 해당 유튜브 채널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내겠다”고 밝히며 노골적으로 정권을 비호하는 발언을 해왔다. 최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두고 “종북 주사파들, 북한 해커들, 개딸들의 비난 댓글이 주였다고 짐작한다”며 음모론을 제기한 일이 일례다. 총선을 앞둔 3월엔 “종북 주사파들은 어디에서나 윤석열 끌어내리겠다고 플랜카드 걸고 있다”며 “못나고 못나고 못났지만 국민의힘을 1당으로 만들어 놔야 한다. 왜, 윤석열을 지키기 위한 선거니까”라고 했다. 앞선 2018년엔 지만원씨를 초대해 5·18 민주화운동을 “남한에 침투한 600여명의 북한군 특수부대가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KBS 내부에선 고씨를 진행자로 채택한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16일 “(고씨는) 스스로 자유 우파의 프로파간다로 자부하고 있는 사람이다. 특히 최근 총선 정국에서 특정 정당 후보 당선을 위한 유튜브 선거 방송을 했다”며 고씨 채택 취소를 요구하는 한편 “고성국씨를 추천한 내부 인사가 누구인지 공개하라”고 밝혔다.

▲유튜브 고성국TV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7일 고씨 라이브 방송 관련 “수신료와 시청료의 차이도 모르는 건 차치하고, 고씨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자신이 KBS에 입성하고 자유우파가 KBS를 탈환했으니 수신료 거부는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라며 “수신료 분리징수나 납부 거부를 해온 이유가 그들이 말하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닌, 자유우파의 KBS 장악에 목적이 있었음을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이어 “아침에 KBS 라디오를 진행하던 인물이 낮에는 유튜브에서 노골적으로 정치편향 방송을 진행하는 부조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라며 “낙하산 박민 사장과 장한식 보도본부장, 박진현 시사제작국장은 고성국 씨를 도대체 어떠한 기준을 갖고 진행자로 뽑은 것인가. 고성국씨의 라디오 진행을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사측에게 다시 한 번 원점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고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이 대거 출연한다. 고씨가 본인의 KBS 라디오 진행에 따라 밝힌 개편 내용을 보면 KBS에서 대통령실로 직행한 데 이어 지난 총선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김기흥씨, 역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이수정씨 등이 코너를 맡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공영방송에 대한 압박을 높였던 당사자이자 이번 총선에선 낙선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씨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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