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무엇을 반대하는지 대신 무엇을 찬성하는지 논의하라

2024. 5. 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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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있어 분명한 기본 원칙이 있다.

정치적 토론과 의사 결정은 최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감정적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감정이 정치를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정치와 감정은 반드시 분리해야만 한다고 그동안 믿어 왔다.

책은 꽉 막혀 보이는 답답한 정치 상황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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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감정적인 (Radikal Emotional)
감정을 이용해 정치하는 방법
각자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무엇이 적합한가를 찾아가야

정치에 있어 분명한 기본 원칙이 있다. 정치적 토론과 의사 결정은 최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감정적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감정이 정치를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정치와 감정은 반드시 분리해야만 한다고 그동안 믿어 왔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정치와 감정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감정의 영향을 받으며, 감정이 정치를 좌우한다. 정치는 감정을 자극하며, 감정은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정치란 서로 다른 감정을 중재하고 협상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유명한 신경과학자인 마렌 우르너 박사는 최근 출간된 책 <근본적으로 감정적인(Radikal Emotional)>을 통해 ‘감정과 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해 질문한다. 정치에 있어 감정을 평가절하하는 게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알려주면서, 건강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감정과 이성을 분리해야 한다’는 도그마를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심리학, 인류학,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중요한 선택과 결정이 사실상 감정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르너 박사는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기존의 통념과는 다르게 감정이 오히려 정치적 논쟁과 사회적 담론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세 가지 단계로 정치와 감정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본다. 첫 번째는 근본적 인식을 통한 ‘감정적 성숙’이다.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을 위한 첫걸음이다. 두 번째는 근본적 솔직함을 통한 ‘소통의 성숙’이다. 서로 정직하게 소통해야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근본적 연결을 통한 ‘사회적 성숙’이다. 감정과 이성, 개인과 사회, 사람과 환경 사이의 이분법적 구분을 지양할 때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우르너 박사는 이를 위해 ‘역동적 사고’라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역동적 사고란 ‘무엇에 반대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찬성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누가 또는 무엇이 적합한가에 관한 질문에 올바른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이동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리고 성공을 어떻게 정의할까? 등 이 모든 질문은 사실상 정치적 함의를 포함하고 있다. 정치가 사회구성원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발생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조정해나가는 과정이라면, 여기에 감정을 배제할 수 없다.


우르너 박사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감정적이면서 동시에 이성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치적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개인은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표현하고, 사회공동체는 서로 솔직하게 소통하고,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희망찬 미래를 위한 시나리오를 써 내려갈 수 있다.

책은 꽉 막혀 보이는 답답한 정치 상황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점점 더 메말라가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감정 교육을 할 것을 권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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