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타 폐지…尹, "빚만 잔뜩 받은 소년가장" 건전재정 고수

박종진 기자 2024. 5. 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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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세종=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5.17.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윤석열 대통령이 "성장의 토대인 R&D(연구개발)를 키우기 위해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폐지하고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재정운영에는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이라며 정부 출범 이후 유지해온 건전재정 기조를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야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늘어나고 국민이 체감하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본격적인 예산편성을 앞두고 국무총리, 국무위원, 국민의힘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해 향후 재정 운용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먼저 윤 대통령은 개혁과제 완수와 저출생 등 국가적 현안 대응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국가적 비상사태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2006년 이후 무려 370조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은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재정사업의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서 전달체계와 집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부처간 칸막이로 인해 중복낭비되는 예산도 꼼꼼히 점검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또 기업이 성장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세제 지원과 규제 혁파에 힘을 쏟는 한편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드는데도 더욱 노력해야 한다"며 "국민들께 약속드린 노동약자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안, 그리고 노동법원 설치가 조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 관심을 갖고 챙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정책에는 "어르신을 비롯한 취약 계층에게는 기초연금, 생계급여를 계속 늘려서 생활의 짐을 덜어드려야 하겠다"며 "또 경력단절여성, 노동약자 청년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 현재 일자리와 복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프로그램을 수요자 맞춤형 고용복지금융서비스통합형으로 내실화하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 완수를 위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재정전략이 필요하다"며 "필수의료 전공의 지원체계, 지역의료 혁신투자, 필수의료기능 유지,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필수의료 R&D 확충을 비롯해서 정부의 의료개혁 5대 재정 투자가 차질 없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챙겨야하겠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5.17.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한편 윤 대통령은 최근 예상을 뛰어넘은 1분기 경제성장률과 수출회복세 등 주요 지표를 거론하면서 "우리 정부 출범 당시 6%대 고물가와 세계적인 고금리의 복합 위기 상황에서도 방만하게 돈을 풀지 않고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함과 아울러 규제완화와 민간투자 확대를 비롯해 민간중심의 경제운영을 추진한 것은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건전재정 기조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일이 태산이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다. 저도 정부 재정을 살펴볼때면 빚만 잔뜩 물려받은 소년가장과 같이 답답한 심정이 들 때가 있다"며 "게다가 그동안 우리 재정의 건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지난달 말에는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단기간에 빠르게 증가해서 50%를 초과했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재정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있어서 더이상 플러스 요인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총선 이후 재정건전화 노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서 앞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이라며 "제가 강조하는 건전재정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자는 의미는 아니다. 효율적으로 쓰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효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해야만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각 부처는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각 부처를 대변하는 장관이 아니라 국정 전반을 담당하는 국무위원의 관점에서 논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2024~2028년 중기 재정 운용과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을 협의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 3년 차를 맞아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재정 운용 방향을 토론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5년도 예산안 편성과 중기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진 세션1에서는 민생 안정을 위한 핵심과제(의료개혁, 청년의 미래 도약 지원, 지역 교통 격차 해소)에 대해, 세션2에서는 역동경제(R&D, 반도체 산업 지원)를 위한 재정투자 방향에 대해, 세션3에서는 재정혁신 과제(저출생 대응, 지방교육 재정혁신)에 대한 참석자 간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원회 의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 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왕윤종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이 참석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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