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불발된 HLB "中항서제약 공정문제 때문으로 판단"(종합)
"FDA, 항서에 자세한 내용 전달 안해"
"CRL 받은 92% 기업, 결국 허가받아"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신약개발 기업 HLB가 항암신약 ‘리보세라닙’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불발과 관련해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의 CMC(제조공정) 문제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항서제약 측도 FDA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문제 해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HLB는 17일 오후 리보세라닙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리보세라닙 허가가 불발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앞서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관문억제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했는데, 이날 오전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기 때문이다.
CRL은 FDA가 승인을 위해 의약품 허가신청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회사에 보내는 보완요청공문을 말한다.
HLB는 CRL을 받은 이유가 2가지라고 설명했다. 하나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CMC 문제이며, 하나는 임상 주요 사이트를 확인하는 절차인 BIMO(바이오리서치모니터링) 문제다.
다만 HLB는 이번 CRL의 주된 원인은 BIMO가 아닌 CMC로 본다고 설명했다. 캄렐리주맙·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은 13개 나라 95개 임상 사이트(병원)에서 진행했는데, 앞서 FDA는 주요 임상 사이트 실사를 이미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상 BIMO문제의 경우 CRL을 보내는 것보다 품목허가 시한을 연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이날 “항서제약과 크로스 체크해본 결과, CMC가 문제로 보인다”며 “FDA는 항서제약에 CMC 문제가 있었다고만 통보했고, 어떤 문제인지 자세한 내용은 전혀 공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MC란 의약품 원료와 완제품을 만드는 공정개발과 품질관리 핵심 사업을 말한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과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진 회장은 “항서제약이 올해 1월 FDA로부터 실사를 받았을 때 CMC와 관련해서 작은 문제를 지적받았다고 했고, 항서제약은 이를 보완을 해서 FDA에 입증했다고 했다”며 “이와 관련해 우리와도 여러 번 소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FDA가 항서제약에 CMC를 문제 삼았다고 하는 것은 FDA 기준에서 무언가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추정이 된다”며 “항서제약은 곧 FDA와 의견 조율을 위한 미팅 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CRL이 발행되면 FDA가 지적한 문제를 수정·보완한 뒤 다시 FDA로부터 허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FDA는 그때부터 6개월 이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진 회장은 “일각에서는 항서제약 측이 이러한 상황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도 하는데, CMC는 사실 영업비밀과 관련된 부분이 많아서 그 어떤 회사도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항서제약이 우리를 속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항서제약도 지금 상당히 의아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정세호 대표는 “FDA에 근무하며 많은 경험을 했는데, CMC 문제는 자주 그런 해프닝이 있다”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빅파마인 노바티스와 머크 등도 CMC부분에 있어서 지적받는 케이스가 많다”고 말했다.
제조공정 중에서 제조가 아닌 공정의 문제로 추정하는 이유는 항서제약이 마이너(minor)한 문제를 지적받았으며, 이를 해결해 FDA에 보고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제조 문제와 달리 공정의 경우 빠르게 해결이 가능했을 거란 분석이다.
HLB는 항서제약이 글로벌 의약품을 17개 허가를 받은 만큼 17번의 CMC 실사 경험이 있어 사태 해결에도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 사이트 현지실사, 러시아·우크라이나로 추정”
진 회장은 “FDA가 BIMO 문제를 언급하며 여행 제한으로 (임상현지)실사를 하지 못했다고 하니, 우리가 추측하기로는 임상을 진행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방문하려다 안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어떤 임상 사이트를 실사하려고 했는지 등은 FDA에 물어보고 향후 우리가 추가적으로 제출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LB는 이번 병용요법 임상 3상에서 백인 비율이 17%에 불과해 임상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아왔다. 실제로 글로벌 3상에 참여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투여 받은 272명의 환자 중 비아시아인이 47명(17.3%)으로, 아시아인 대비 크게 적었다.
진 회장은 “임상에서 백인이 적다는 것을 이유로 FDA에서 문제를 제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또 임상 3상을 시작한 것이 코로나가 창궐한 2019년이었던 만큼 우리는 임상이 좀 더 잘 되는 곳(나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적인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간암신약으로 먼저 허가를 받고, 적응증을 확대하는 부분에서 히스패닉, 흑인 등 (인종을) 다양화해 후기 임상을 하려고 했었다"며 "FDA도 여기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불거진 미중갈등이 허가에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미중갈등의 경우 바이오 분야에 끼치는 영향은 유전자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환자를 치료하는 약의 경우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허가 불발에 시장 충격 커…허가 재신청까지 기간 등 촉각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충격도 컸다고 보고 있다.
리보세라닙은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EGFR-2)를 억제해 암의 성장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 암을 사멸하는 TKI(티로신키나제 억제제) 계열 경구용 약물이다.
13개국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병용요법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전체생존기간(mOS)이 22.1개월로, 대조군인 간암치료제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의 15.2개월보다 7개월 가량 늘었다.
환자의 종양 크기가 더 나빠지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mPFS)은 5.6개월, 소라페닙 3.7개월이었고, 사전에 정의된 최소한의 기간 동안 정의된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인 객관적반응률(ORR)은 리보세라닙 25.4%, 소라페닙 5.9%로 나타났다.
또 간암 1차 치료제 중 가장 생존 기간이 긴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아바스틴+티쎈트릭' 병용요법(OS 19.2개월) 대비 생존기간을 늘린 만큼 시장에서의 기대감은 더 컸다.
진 회장은 “CRL받은 회사 92%는 결국 신약 허가를 받았다”며 “신약 거절이나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용이 첫 시도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에서는 항상 항서제약이 아니라 우리를 불안해했지 항서제약을 불안해하지 않았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며 “정황상 항서제약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항서제약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적, 故 서동욱 추모 "모든 걸 나눴던 친구…평안하길"
- "전남친 43년생 청담동 치과의사"…한혜진, 가짜뉴스에 발끈
- 김준호, 건물 통째로 빌려 청혼…김지민 오열
- 김병옥, 치매 시아버지 10년 돌본 아내에 "수발 못 드냐" 막말
- 길거리서 '호호' 불며 마시던 어묵 국물 유료화…"1컵에 500원, 포장 500원"
- 19금 토크도 거뜬…유부녀 연예인, 유튜브 제대로 잡았네
- 너무 헐렁했었는데…꽉 낀 이장우 애착 패딩 '충격'
- 박진영, 붕어빵 두딸 공개…9세연하 부인 눈길
- 지드래곤·한소희, 온라인發 열애설…"사실 아냐"
- 모니카, 결혼·임신 동시 발표 "기적이 찾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