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본 민희진 기자회견, '3대 주장' 아직도 설득력있나?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2024. 5. 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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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사진=스타뉴스DB

'민희진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굴지의 K-팝 기업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한 후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파급력은 대단했다. 궁지에 몰렸던 민 대표가 한 방에 기사회생했다. '갑'을 상대하는 '을'의 표본처럼 여기는 여론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키웠다. 그리고 17일에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심문이 열렸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양측의 희비는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판단과 별개로 민 대표를 향한 여론의 지지는 처음 같지 않다. 왜일까?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바와 하나씩 드러나는 실제 상황 사이에 괴리가 꽤 크게 때문이다.

#발언1. "사담을 진지하게 포장해 저를 매도했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 분쟁의 본질은 '경영권 찬탈'이다. 실제 어도어가 부적절하게 독립을 시도했는지 여부다. 사실일 경우 민 대표에게는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 있고, 배임이 인정된다면 주주간계약에 따라 그의 몫은 크게 줄어든다. 

먼저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면서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하이브가 제시한 문건과 카카오톡 대화 발췌록에 대해서는 "우리 '노는' 이야기를 진지병 환자처럼 '사우디 국부 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이야기했다"며 "제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이다. 이 아저씨들, 미안하지만 '개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고 성토했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 하이브는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 민 대표, 신모 부대표를 비롯해 한 외국계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 A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이브는 A씨가 지난달 17일 방한한 외국계 투자자에게 하이브 미팅에 앞서 어도어 경영진과 별도 미팅을 주선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민 대표 측은 16일 공식 입장을 통해 "어도어 부대표는 하이브 미팅을 앞두고 점심 식사를 함께한 것인데 이를 마치 어도어 매각을 위한 별도의 투자자 미팅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며 "해당 애널리스트는 증자나 매각 등 일체의 경영권 탈취와 관련된 검토 의견을 제공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같은 미팅이 이루어진 것 자체는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하이브는 다시 입장문을 내고 "투자업계 종사자와의 구체적인 대화는 경영권 탈취가 사담이었다면 진행될 수 없는 내용"이라며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투자자를 만난 적 없는 것처럼 국민을 속였지만, 증거와 사실에 의해 하나씩 거짓말이 드러나고 있다. 당사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모든 것이 명확하게 가려지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17일에는 또 다른 보도가 나왔다. 민 대표가 경영권 확보를 위해 네이버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접촉했다는 것이다. 해당 매체는 "네이버와 두나무 측은 하이브에 민 대표와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적 없는 외부 투자자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추진해 왔다는 하이브 측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역시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는 민 대표의 주장과는 배치되기 때문이다.

사진=스타뉴스DB

#발언2. "내 목표는 돈이 아니다."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이끈 대목이다. 사력을 다해 회사를 위해 일했는데 토사구팽 당한다는 주장에 많은 샐러리맨들이 지지를 보냈다. 동병상련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남녀 불평등 코드가 접목됐다. 민 대표는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적당히 벌어서 꿈을 펼치고 사는 게 방향성"이라며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는 게 이렇게 더럽다고 하는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민 대표의 돈에 대한 관심은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났다. 인센티브로 50억을 받고 불만을 나타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민 대표는 "저는 50억이 아니라 20억을 받았다. 그리고 박지원(하이브 대표)이 10억을 받았다. 제가 받은 20억이 적은 게 아니라, 박지원이 10억 받았으면, 저는 더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박지원은 적자냈지만, 저는 황무지에서 그들의 방해까지 받으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하이브로 영입될 때부터 연봉이 박 대표보다 높았다.

그렇다면 민 대표가 받은 총액이 적은 것일까? 빈손으로 일을 시작한 민 대표에게 하이브는 지분 18%를 안겼다. 현재 시세로 1000억 원이 넘는 규모다. 하이브는 어도어 설립 비용 160억 원을 댔고, 뉴진스의 육성 및 앨범 제작 비용 모두 하이브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하지만 가요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은 지난해 12월 보유한 어도어 주식 가운데 풋옵션 배수를 기존 13배에서 30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약대로는 최근 2년간 영업이익 평균치에 13배를 적용한 뒤 총 발행주식 수를 나눈 값을 민 대표 측의 풋옵션 행사 가격으로 정한다. 이 규모가 1000억 원 정도다. 그런데 민 대표가 요구한 30배 배수를 적용하면 풋옵션 행사가는 2400억 원 이상이 된다. 하이브는 바로 이 요구를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이런 상황 속에서 민 대표가 돈에는 욕심이 없는, 쥐꼬리 같은 월급에 허덕이는 수많은 샐러리맨의 대변자가 될 수 있을까?

#발언3. "왜 뉴진스는 파냐? 저는 절대 팔지 않아요."

걸그룹 뉴진스는 이번 논란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 하지만 어도어의 핵심 자산이다. 뉴진스 없는 어도어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팬덤을 비롯해 일반 대중도 이번 사태로 인해 뉴진스가 상처 입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단 1%의 지분도 없는 그들은 지분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에서 사실상 발언권이 없다. 괜한 발언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하이브 역시 뉴진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그들의 컴백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 대표는 끊임없이 뉴진스를 언급하고 있다. 기자회견 중에도 직접적으로 몇몇 멤버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그들과의 친분을 강조했다. 뉴진스의 팬덤 중 상당수가 민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다. 

하지만 기자회견 다음날 민 대표가 출연한 CBS '김현정의 뉴스쇼'롤 보자. 민 대표는 "이런 방송에 나와서도 저한테 '뉴진스 멤버 얘기하지 말아라', 막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래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뉴진스 얘기를 안 해요? 그리고 제가 안 해도 알아서 막 뉴진스 맘, 뉴진스 엄마, 막 이렇게 표현한단 말이에요. 제가 원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사람들이 그렇게 붙여주면 저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렇게 그냥 듣는 거고 그런데 여기서 막 왜 뉴진스 파냐. 저는 팔지 않아요, 절대"라고 말했다.

이게 김현정 앵커가 "하이브도 이번에 입장문에서 아티스트하고 부모님 언급하지 말아라. 민 대표. 또 이렇게 썼더라고요"라고 하자 민 대표는 돌연 "제가 언제 언급했죠?"라고 답했고, 김 앵커는 "기자회견에서 부모님들도"라고 재차 짚었다. 그러자 민 대표는 "이게 다 엮여 있는 일인데 자기들은 왜 제 사적 카톡까지 까신 거죠? 왜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 걸 막 열어봐가지고 막 그거를 다 하셔놓고 왜. 부모님과 그 멤버는 되게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요. 이 문제랑도"라며 뉴진스과 부모를 언급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

지난 12일에는 뉴진스 멤버의 부모가 한 언론과 인터뷰를 나눴다. 하이브에 대한 성토였다. 그동안 어도어와 민 대표가 주장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면 여기서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뉴진스를 끊임없이 언급하는 것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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