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서서히 몸 풀리나… 혼신의 110구에 첫 150㎞ 터치, 괴물 본능 꿈틀댈까

김태우 기자 2024. 5. 17. 13: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류현진은 평균자책점(ERA)에서는 뒤에서 세 번째지만,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에서는 2.99를 기록해 제임스 네일(KIA·2.73)과 카일 하트(NC·2.95)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올해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0.286으로 높은 편이지만, 피장타율은 0.337로 낮은 편이다.  9이닝당 피홈런 개수는 0.18개로 리그 최고를 다툰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KBO리그에 돌아온 류현진(37·한화)은 좋으나 나쁘나 화제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선수다. 다만 지금까지는 기대와 달리 조금은 나쁜 쪽으로 이슈를 모았다. KBO리그를 평정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까지의 성적은 그 기대에 못 미친다.

류현진은 시즌 첫 9경기에서 49이닝을 던지며 2승4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5경기로 적은 편은 아니지만 좋은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편차가 컸다. 류현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피안타율도 0.286으로 아직은 높은 편이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소화한 22명의 선수 중 류현진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선수는 단 두 명(엔스·엄상백) 뿐이다.

실망스러운 성적처럼 보일 수는 있다. 류현진이 신체 능력상 전성기에 있는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한 경기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매번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대신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특유의 칼날 제구력으로 쉽게 쉽게 이닝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상대 타자들의 집요한 승부에 고전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 류현진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도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보면 류현진이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한 투수는 아니라는 게 잘 드러난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투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ERA)에서는 뒤에서 세 번째지만,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에서는 2.99를 기록해 제임스 네일(KIA·2.73)과 카일 하트(NC·2.95)에 이어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FIP는 보통 ERA의 선행 지표로 불린다. 표본이 쌓이면 쌓일수록 평균자책점은 FIP를 추종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FIP는 탈삼진·볼넷 등 투수 고유의 지표를 주로 매기는데 류현진은 올해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이 지나치게 높은 편에 속한다. 류현진의 BABIP는 0.366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두 번째로 높다. 다소간 불운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다. 실제 수비가 많이 흔들려 류현진이 정상적인 여건에서 투구한 경기가 많지 않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물론 강한 타구를 많이 허용하면 BABIP이 높아지는 경향도 있지만 류현진은 꼭 그렇지 않다. 류현진은 올해 강한 타구를 잘 억제하고 있다. 피장타가 적다는 게 그 근거다. 올해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0.286으로 높은 편이지만, 피장타율은 0.337로 낮은 편이다. 류현진보다 피장타율이 낮은 규정이닝 선발 투수는 5명 뿐이고, 류현진은 리그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피홈런을 잘 억제하는 투수다. 9이닝당 피홈런 개수는 0.18개로 리그 최고를 다툰다.

▲ 올 시즌 들어 류현진이 150㎞의 공을 던진 건 14일 NC전이 처음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45.8㎞ 수준이었는데 올 시즌 들어 가장 높았다.  류현진의 몸이 풀리고 있고, 더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다.ⓒ곽혜미 기자

여기에 구위와 몸 상태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류현진은 5월 14일 대전 NC전에 선발로 나가 6이닝 동안 총 110구의 공을 던졌다. 안타 8개를 맞기는 했지만 그래도 2실점으로 잘 막고 자신의 임무는 다 했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 이적 후 한 경기에 110구를 던져본 적이 없다. 팔꿈치 수술 이후에는 더 철저하게 투구 수를 관리했다. 하지만 이제는 110구를 던질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많은 투구 수를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구속은 오히려 더 올랐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류현진의 이날 최고 구속은 1회 서호철 타석 때 던진 시속 149.5㎞, 즉 150㎞이었다. 올 시즌 들어 류현진이 150㎞의 공을 던진 건 이날이 처음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45.8㎞ 수준이었는데 올 시즌 들어 가장 높았다. 류현진의 몸이 풀리고 있고, 더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한화는 현재 선발진이 초토화 상태다. 김민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것에 이어 두 외국인 투수의 몸 상태도 좋지 않다. 15일 경기에서는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펠릭스 페냐가 타구에 맞아 2군에 갔고, 16일 경기에서는 올해 최고 활약을 보여줬던 리카르도 산체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다.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는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갔다. 류현진의 괴물 모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다면 했던 선수이기에 아직 기대를 접을 단계는 아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