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5월의 눈꽃’…계절 잊은 백두대간 설경
[앵커]
지구촌 곳곳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상기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초여름을 코앞에 두고 강원 산지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 5월 중순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면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해발 1,458미터, 평창 발왕산 정상 주변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신록이 우거졌던 숲은 하루 만에 은빛으로 물들었고,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 위에는 새하얀 눈꽃이 피어났습니다.
5월에 마주한 백두대간 설경입니다.
[이승민/경남 창원시 : "와! 이게 5월달에 눈이 오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 지역에는 사실 겨울에도 눈이 잘 안 와서 눈 보기가 힘든데 여기 와서 눈 구경도 하게 돼서 너무 신기합니다."]
10센티미터 넘게 쌓인 눈에 산 정상 오솔길은 눈 터널로 변했습니다.
[이기숙/경기 군포시 : "얼음 왕국이네요, 완전. 겨울에도 못 보는 경치를 (봄에) 보니까 너무 좋아요."]
관광시설 직원들은 창고에 넣어둔 눈삽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함승국/관광시설 직원 : "(5월에) 싸라기 정도는 왔는데 이렇게 큰 눈이 온 거는 처음인 거 같습니다. 입이 얼어 가지고…."]
5월 중순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건 기상 관측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설악산 소청봉에 40센티미터 넘는 눈이 쌓이는 등 오대산과 함백산 등 해발 천 미터 안팎의 산간 고지대는 대부분 겨울로 돌아갔습니다.
탐방로에도 이렇게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많은 눈이 쌓였습니다.
어디가 길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해발 1,614미터, 전북 덕유산 향적봉에도 눈이 내려, 연분홍 철쭉꽃 군락이 새하얀 눈꽃으로 뒤덮이는 등 때 아닌 겨울왕국의 정취를 자아냈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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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구 기자 (n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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