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20년, 더 커진 농축산업[오후여담]

2024. 5. 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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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축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해졌다.

시장 개방 이후 생산성이 높아지고 수출도 늘었다.

FTA로 개방된 포도는 고급화(샤인머스캣) 등으로 생산량 감소에도 소득은 늘었다.

한우를 벤치마킹한 돼지고기와 닭고기도 개방 이후 소비가 늘며 산업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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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한국 농축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해졌다. 시장 개방 이후 생산성이 높아지고 수출도 늘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경쟁력이 가장 취약해, 개방하면 다 무너질 것처럼 여겨졌던 것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2004년 칠레와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지 올해가 꼭 20년이 되는 시점이기에 더욱 주목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FTA 20년 농식품 교역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농식품 교역액은 지난해까지 20년간 약 세 배 늘었다. 수출 증가율(연평균 6.2%)이 수입 증가율(6.0%)을 앞섰다. FTA로 개방된 포도는 고급화(샤인머스캣) 등으로 생산량 감소에도 소득은 늘었다. 미국산 오렌지에 밀린다던 제주 감귤도 한라봉·천혜향 등 고급품이 나오며 농가 소득을 높였다. 딸기 역시 설향 등 국산 품종 개발로 수출 효자가 됐다. 축산업에선 한우의 도약이 극적이다. 광우병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미국·호주 등 고급 소고기 수입 급증에도 한우는 사육도 늘고 품질은 프리미엄 급으로 격상했다. 지난해 생산량은 한미FTA 발효 전인 2011년의 두 배로 늘었고, 가격도 미국산의 거의 두 배다. 한우를 벤치마킹한 돼지고기와 닭고기도 개방 이후 소비가 늘며 산업이 더 커졌다. 이런 성장은 김밥·라면·김치 등 K-푸드의 세계화에 길을 텄다.

이런 와중에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추가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농산물 가격 보장을 핵심으로 한 농안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다시 강행하려는 것이다. 두 법안이 확정되면 지금도 재정 부담이 큰 쌀 공공 비축·의무매입과 차액지급제 등에 연간 4조 원 이상이 더 들 것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콩생산자협회·낙농육우협회 등 농민단체들마저 예산 지원이 줄고, 현장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대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9%로 내려왔지만, 금사과·금배는 여전하다. 수확량·저장량이 적은데 수입을 금지하니 가격이 좀처럼 안 떨어진다. 사과가 새로 출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농산물은 날씨 등에 따라 생산량이 들쭉날쭉하기 마련이다. 개방을 막는 게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 수입·개방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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