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신용산 북측1구역, SK에코플랜트 발 뺀 이유는

김노향 기자 2024. 5. 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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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조 투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기대… 낮은 용적률로 수익성 높아
지속된 원자재·인건비 상승… 공사비 5%대 올려도 시공사 참여 저조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 조합은 지난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을 진행한 결과 시공능력 8위 롯데건설이 유일하게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은 대통령실과 미군 용산기지 인근에 위치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도 심각하게 노후화된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노향 기자
서울 용산역과 대통령실, 미래에 '용산공원'으로 개발 예정인 미군 용산기지의 최상위 입지 '신용산역 북측 제1도시환경정비사업'(이하 '신용산역 북측1구역')이 시공사 선정을 본격화했다. 서울시가 5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신용산역 북측1구역의 미래 가치를 높일 전망이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은 이 같은 개발 호재만이 아니라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지리적 장점과 노후화된 환경, 낮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로 조합원 수가 적은 이점 등이 맞물려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는 재개발사업이다. 하지만 수년째 지속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 주52시간제와 인건비 상승 등 공사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 놓여 시공사들의 입찰 참여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 조합은 지난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을 진행한 결과 시공능력 8위 롯데건설이 유일하게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복수 입찰이 성립하지 않은 경우 2회 유찰 후에 단독 입찰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올 3월 조합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SK에코플랜트·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호반건설·한양·금호건설·대방건설 총 8개사가 참석했다. 이때는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업체가 없었다.

해당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 1만3963.1㎡를 대상으로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바닥면적 비율) 47.15%, 용적률 785.38%를 적용해 지하 7층~최고 38층 주상복합을 건설하는 공사다. 공동주택(아파트) 2개동 324가구와 업무·판매시설 등을 함께 조성한다.

공사 예정가격은 총 3329억537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3.3㎡(평)당 950만원이다. 조합은 앞서 3월 입찰 공고에서 3154억2980만원(3.3㎡ 900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했으나 원가 상승으로 입찰 참여가 저조함에 따라 한 번에 공사비 5.6%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 직원들이 조합원들을 접촉하고 홍보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입찰에는 롯데건설만 참여해 조합 입장에선 아쉽지만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대어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마저 시공사 입찰이 없는 경우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업 참여를 검토했지만 조합이 제시한 조건이 당사와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미입찰의 이유를 밝혔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 골목 /사진=김노향 기자


대지 37㎡(11평) 매매가 15억원 거래


해당 사업구역은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과 4·6호선 삼각지역, 1호선·경의중앙선 용산역이 몰린 트리플 역세권이다. 한강대교가 가까워 교통환경이 우수하고 교육시설은 용산초·남정초·한강초·용강중·용산철도고 등이 2㎞ 내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은 서울시가 51조원을 투자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으로 뛰어난 입지 조건을 갖췄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3년 시행사의 부도로 백지화됐다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추진하고 있다.

프라임 오피스와 호텔·콘서트홀·도서관·업무시설 등이 100층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내년에 착공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군 용산기지를 개발해 조성할 예정인 용산공원(가칭)과 용산어린이정원,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등도 가깝다.

다만 대통령실과 인접한 입지로 인해 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고층 빌딩은 대통령실과 관저를 향해 보안상 창문 설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최근 서울시의회를 통해 제기됐다. 과거에는 청와대가 위치한 세종로도 이 같은 이유로 고도제한 등의 규제를 받아 왔다.

인근 공인중개사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용산역 북측1구역은 대지 지분 37㎡(11평) 기준 매매 시세가 약 15억원에 형성돼 있다. 신용산역 북측2구역은 대지 73㎡(22평) 매매가가 23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용산 중심의 입지임에도 주거환경이 최악이고 유동인구가 적은 골목이 몰려 상권 침체가 심각하다"면서 "영업활동을 중단한 곳도 많지만 향후 개발 가치는 서울에서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신용산역 북측1구역 /사진=김노향 기자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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