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NO後)준비,지금부터⑤] 알아서 굴려주는 TDF의 신세계…“은퇴예정자부터 MZ, 젊은 부모들도 꽂혔다”

2024. 5. 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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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왕 도공은 정나라가 항복의 표시로 보내온 예물 중 절반을 가장 공이 컸던 신하 위강에게 하사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 비율은 낮추고 안전 자산 비율을 높여주는 일명 '생애 주기별' 펀드다.

약 10%의 수익률을 올린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 시리즈'의 경우, 미국 성장주 ETF에 환노출로 집중적으로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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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별 알아서 굴려주는 TDF
美증시 훈풍에 TDF 시장도 활기
은퇴자금·자녀목돈 마련용도 인기

중국 춘추시대 진나라 왕 도공은 정나라가 항복의 표시로 보내온 예물 중 절반을 가장 공이 컸던 신하 위강에게 하사했다. 하지만 위강은 이를 사양, 평안할 때도 위기를 생각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면 즐거움을 오래 누릴 수 있다고 도공을 일깨웠다. 이게 바로 사자성어 ‘거안사위(居安思危·안정 속 위기 대비)’의 유래다. 거안사위는 개인 노후준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은퇴가 멀다고 느껴질수록 준비를 해둬야 더욱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은퇴가구의 적정 생활비는 300만원을 훌쩍 넘지만 실제로는 최저 생계비도 충당 못해 허덕이는 노령인구 비중이 높다. 생활비 마련도 60% 이상을 공적 연금·수혜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앞으로 ‘노후(NO後)준비, 지금부터’ 시리즈를 통해 각종 연금상품 파헤치기, 절세 노하우, 전문가 심층인터뷰 등으로 독자들과 성공하는 100세 시대의 문을 활짝 열 계획이다.

#.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지은(34세)씨는 전통적인 위험 자산 배분 원칙으로 꼽히는 ‘주식 6, 채권 4’(60대 40) 전략으로 노후를 대비하고 싶어도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금값이나 달러가 치솟을 땐 ‘미리 사둬야 했나’라고 아쉬워하다가도 사실 어떤 채권과 주식을 얼마큼 사야할지도 조차도 어렵다”고 했다. 또 “지금은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성장주에 더 투자하다가 은퇴 시점에 안전자산을 늘리면서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처럼 김씨처럼 노후대비에 부쩍 관심이 커졌지만 효율적으로 자산 배분 전략을 잘 챙기지 못하는 이가 적지 않다. 개인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주식이나 채권, 실물 자산에 직접 분산 투자하고 주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조정하는 작업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이에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게 주식과 채권의 비율이 알아서 조정되는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재테크족 사이에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 TDF 설정액도 가파르게 불어나면서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퇴날까지 알아서 굴려주는 TDF=1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일 기준 TDF 상품의 설정액은 9조4647억원으로 지난해 말 8조5745억원 대비 8902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3년 증가한 설정액 3940억원의 2배를 웃돈다. 지난 한 해 동안 늘어난 펀드 설정액의 2배가 넘는 금액이 반년도 안 되는 기간에 불어났다는 얘기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 비율은 낮추고 안전 자산 비율을 높여주는 일명 ‘생애 주기별’ 펀드다. 예를 들어 TDF는 처음엔 운용 자산의 70~80%를 주식에 투자해 손실 위험이 커도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다가 투자자의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율을 60% 이상으로 높여 안정성을 높이는 식이다. TDF 펀드 이름에는 2030·2040 등 숫자가 붙어 있는데, 이는 예상 은퇴 시점을 의미한다. 만일 2040년에 은퇴할 예정이라면, 2040이 붙은 TDF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美증시 훈풍에 TDF 시장도 활기=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TDF 상품은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35’으로 16일 기준 약 638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키워드림TDF2030’과 KB자산운용의 ‘KB다이나믹TDF2030’에도 각각 4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종경 미래에셋운용 WM연금마케팅부문 팀장은 “지난해와 올해 시작과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 상승 기대감과 함께 실적배당형 퇴직연금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점도 TDF 시장엔 호재로 작용했다.

TDF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올 들어 돈이 몰렸던 2030년 TDF(5.73%)와 2035년 TDF(6.59%) 평균 수익률은 6%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1.1%)보다 낮지만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4.09%)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주식과 채권을 적정한 비율로 섞은 덕에 해외주식형보다 낮았지만 글로벌 채권(0.84%)보다는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약 10%의 수익률을 올린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 시리즈’의 경우, 미국 성장주 ETF에 환노출로 집중적으로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은퇴 예정자부터 MZ 부모까지…TDF 수요처 넓어져”=이처럼 연금시장이 커지자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에서부터 MZ 사회초년생, 부모들을 공략한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80년을 목표 은퇴 시점으로 하는 최장기 TDF 상품을 국내 최초로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통상 국내 TDF 상품이 위험자산을 80% 미만으로 설정하는데, 이 상품은 초기 위험자산 편입 비중이 무려 99%에 달한다. 적극적인 투자 성향이거나 글로벌자산배분형 주식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를 공략한 것이다.

TDF의 활용 반경도 넓어지고 있다. 노후 자금뿐만 아니라 자녀의 졸업과 입학, 결혼, 집 마련 등 목돈이 필요한 인생의 중요 시기를 TDF의 목표 시점으로 삼아 활용하는 방법도 인기다. 큰 돈 들어가는 지출 시기에 맞춰 자금을 준비하는 것 역시 노후 대비의 중요한 포인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우리아이 TDF’은 운용 초기에는 저비용의 글로벌혁신성장 ETF를 주로 담다가 만기가 다가올수록 글로벌 채권 ETF 등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린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상품별 샤프지수(투자 위험 대비 수익률) 등도 비교해 따져볼 것을 조언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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