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 것 같던 마지막 날"...'V-리그 역사' 박철우가 남긴 작별인사

권수연 기자 2024. 5. 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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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세리머니하는 한국전력 박철우ⓒ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V-리그에서 19시즌을 활약한 베테랑 스타 박철우(한국전력)가 은퇴를 알렸다. 

은퇴와 동시에 KBS 해설위원으로의 새 출발을 전한 박철우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로서 쓸모를 다하면 은퇴하고 싶습니다"라는 글귀로 시작되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2003년10월 실업으로 와서 20년간 프로생활을 하며 오지 않을것만 같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이 아닌가 싶다"라며 "프로를 와서 첫 인터뷰 질문이 어떤선수가 되고 싶냐고 했을때 너무나도 당연히, 하지만 너무나 건방지게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 1의 박철우가 되고 싶습니다' 라는 말을 했고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고 최고는 되지 못했지만 제1의 박철우라는 꿈을 만들어갔던 것 같다"고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06-07시즌 현대캐피탈 당시 박철우, KOVO

아포짓 스파이커 박철우는 지난 2004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 이후 2010년까지 약 6년을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했다. 09-10시즌 1월에는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국내선수 최다 득점인 50득점을 폭발시키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한 박철우는 이후 10여년을 삼성화재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당시 현역 세터였던 최태웅 전 감독이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현대캐피탈로 옮겨갔다. 이 당시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 등으로 포지션을 전환해 활약하기도 했다. 

삼성화재에서 활약하던 시절 박철우가 득점 후 기뻐한다, KOVO
한국전력 박철우가 서재덕과 득점 후 기뻐한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이후 박철우는 2020년 4월 비시즌에 한국전력으로 이적하며 팬들에게 깜짝 소식을 전했다. 한국전력에서는 4년을 더 활약한 후 은퇴 수순을 밟게 됐다.

총 564경기에 출전해 누적 6천623득점으로 V-리그 최다득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평균성공률은 52.13%을 기록했다.

은퇴 소식을 알린 박철우는 SNS를 통해 "현대에 가서 아무것도 없고 키만크던 선수를 열심히 지도하고 애써주신 김호철 감독님(현 IBK기업은행 감독) 감사하다"며 "가끔 미울때도 있으셨겠지만 항상 감사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저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전 감독이 박철우, 고희진 현 정관장 감독과 함께 기뻐한다, KOVO

이어 스승이자 삼성화재 시절 감독, 그리고 아내 신혜인 씨의 아버지인 신치용 전 감독에게도 "거만하게 삼성에 가서 정신 못차리고 있을때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알려주시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신 장인어른이자 감독님, 그리고 선생님이신 신치용 현 대표이사께도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함께 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 박철우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은퇴는 마지막이 아닌 더 나은 사람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배워서 다시 배구코트에서 만나 뵐거라고 약속하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그의 은퇴 소식에 한국전력에서 함께 한 신영석과 오재성, 김재휘(이상 우리카드) 등의 후배 선수들도 아쉬움과 격려, 응원이 담긴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또 최근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도 개인 SNS를 통해 박철우의 은퇴에 인사를 전했다. 레오는 삼성화재 시절(2013~2015) 박철우와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한국전력은 24-25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철우의 은퇴식을 열 예정이다.

한국전력 박철우가 딸을 안고있다ⓒMHN스포츠 DB

이하 박철우 SNS 게시글 전문

"선수로서 쓸모를 다하면 은퇴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했던 이야기인데 이제 그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3년10월 실업으로 와서 20년간 프로생활을 하며 오지 않을것만 같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를 와서 첫 인터뷰 질문이 어떤선수가 되고 싶냐고 했을때 너무나도 당연히, 하지만 너무나 건방지게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 1의 박철우가 되고 싶습니다" 라는 말을 했고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고 최고는 되지 못했지만 제1의 박철우라는 꿈을 만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20년의 시간동안 너무나 좋을일들과 너무나 힘든일을 겪으며 기쁨과 좌절에 시간도 있었지만 선수에 마지막에 와서는 그모든일들이 인생이고 나를 더욱더 단단히 해주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현대에 가서 아무것도 없고 키만크던 선수를 열심히 지도하고 애써주신 김호철 감독님 감사합니다 가끔 미울때도 있으셨겠지만 항상 감사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자리에 저도없다고 생각합니다

거만하게 삼성에가서 정신 못차리고 있을때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모든것을 알려주시고 올바른 방향으로 항상 이끌어주신 장인어른이자 감독님 그리고 선생님이신 신치용 현 대표이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주장으로서 더 보좌 하지 못하고 좋은팀으로 이끌지 못해서 너무도 죄송한 임도헌감독님, 신진식감독님, 장병철감독님, 권영민감독님께도 진심 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함께 했던 동료들과 코칭스탭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였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코트에서 저의 힘이되주셨던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은퇴는 마지막이 아닌 더 나은 사람으로 발돋음 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많이 배워서 다시 배구코트에서 만나 뵐거라고 약속 하고 싶습니다.

언젠간 또 제1의 박철우를 꿈꾸면서

배구선수 박철우 여기 까지 하겠습니다.

 

사진= KOVO,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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