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의 과유불급] 답답한 대통령과 조급한 야당 대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이재명 회동으로 한동안 기대를 모았던 '총선 후 협치'가 깨지면서 두 가지 상념이 피어오른다.
윤 대통령을 볼 땐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이 생각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선 '하늘의 그물이 엉성한 것 같아도 결국 다 잡아낸다'는 옛 말씀이 떠오른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총애하던 이원석 검찰총장조차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 인사를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전격 감행함으로써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동력에 김을 확 빼버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사저널=전영기 편집인)
윤석열-이재명 회동으로 한동안 기대를 모았던 '총선 후 협치'가 깨지면서 두 가지 상념이 피어오른다. 윤 대통령을 볼 땐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이 생각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선 '하늘의 그물이 엉성한 것 같아도 결국 다 잡아낸다'는 옛 말씀이 떠오른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총애하던 이원석 검찰총장조차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 인사를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전격 감행함으로써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동력에 김을 확 빼버렸다.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 서울중앙지검장을 '좌천성 승진'시키고, 그 자리에 윤 대통령 부부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할 것 같은 사람을 앉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건희의 덫에 걸려 총선 패배를 자초한 윤 대통령이 똑같은 문제로 '총선 후 정치'에서 또다시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불길함을 떨치기 어렵다.
김건희 여사, 특검보다 검찰 소환 응하는 게 현명
민주당의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 윤 대통령은 "현재 공수처가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처리하는 게 절차와 원칙에 맞고, 법 내용도 수사 주체를 민주당이 추천한 사람으로만 제한하는 불공정함이 있으니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이는 법리상 옳고 정확한 지적이다. 그럼에도 여론이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이유를 윤 대통령이 마음으로 느꼈으면 한다.
이성이 모르는 것은 감성이 알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래 '부인 문제'만 나오면 국민에 대드는 듯한 언행을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미련한 행위다. 국민보다 아내를 더 보호하느냐는 비판이 지지층에서 나오는 이유를 윤 대통령이 중시했으면 한다. 윤 대통령은 자기 팔뚝을 떼어내고 몸을 다 던지면서까지 호랑이로부터 자식들을 지킨 전래동화의 어머니처럼 아내를 검찰의 엄정한 수사 앞에 내어줄 필요가 있다. 그것이 국민에게 '공정과 상식의 기쁨'을 안겨주고 대통령으로서 사랑과 정의를 같이 실현하는 길이라고 본다. 김 여사도 특검보다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이 낫다는 현명한 판단을 하면 어떨까 싶다.
이재명 대표의 한마디로 민주당 의원총회가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를 경쟁자 없이 추대한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결정이었다. 이런 일은 제왕적 총재 전성기였던 3김 시대 때도 드물었다.
이 대표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최상위 가치 중 하나인 3권분립의 한 축, 입법부의 국회의장까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경쟁자들을 서슴없이 주저앉혔다. 헌법 정신 유린이라 해도 좋을 사안이다. 그나마 이재명의 낙점을 받은 추미애 국회의장 후보가 민주당 다수 의원들의 반발로 최종 단계에서 우원식 의원으로 뒤바뀐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 그렇다 해도 우 의원 역시 찐명의 일원이어서 '이재명의 입법부'가 작동하는 데 별문제가 없을 듯하다.
이재명 대표의 그림은 특검→탄핵→조기 대선인 듯
'이재명 1인으로의 권력 집중'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가 임기 2년의 당대표로 연임 추대됨으로써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 대표가 국민 상식과 헌법 원리를 반복적으로 무시하면서 얻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특검에 의한 윤석열 범죄 혐의 확인→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전국적 촛불집회→윤 대통령 탄핵 완료→조기 대선의 수순을 밟아 스스로 차기 대통령에 오르는 것 아닐까. 2027년 대선까지 3년은 사법부가 9가지 범죄 혐의 중 하나에서라도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이재명이 자동적으로 대선 출마 자격을 잃는 기나긴 시간이다. 그 순간 '이재명의 민주당'은 공중분해하고 만다. 이 대표가 조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상에 하늘의 도가 아주 없지는 않다고 본다. 인간이 아무리 수를 써서 벗어나려 해도 죄를 지었다면 대체로 벌을 받게 되어 있는 게 하늘의 이치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흥주점 갔지만 술 안마셔”…공황장애 거론한 김호중 측 해명에 ‘싸늘’ - 시사저널
- [단독] 중국 공산당 아른대는 ‘수호천사’ 동양생명의 수상한 실체 - 시사저널
- “2박3일에 전기세 36만원 내란다”…또 발칵 뒤집힌 제주도 - 시사저널
- “트럼프와 성관계” 前성인영화 배우 재판 증언봤더니 - 시사저널
- 대구 11개월 아기 추락사 범인, 40대 고모였다 - 시사저널
- ‘경동맥 공격’ 의대생, 현장서 옷 갈아입었다…신상은 ‘비공개’ - 시사저널
- ‘라인’ 없는 네이버, 득일까 실일까 - 시사저널
- “아저씨, 안돼요 제발”…다리 난간에 선 40대男, 지나가던 여고생이 붙들었다 - 시사저널
- ‘또 과식했네’…확 늘어난 체중, 빠르게 빼려면? - 시사저널
- 숙취는 운동으로 없앤다?…술에 대한 오해 3가지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