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하루살이 팝콘 터지듯 팡팡…"이젠 용산 마포까지 출몰"

함민정 기자 2024. 5. 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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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부터 화제가 된 도심의 벌레떼, 바로 '동양하루살이'입니다. 이 벌레가 어떻게 도심까지 오게 되는지, 동양하루살이가 처음 나는 서식지에 함민정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 남양주 한강입니다.

대표적인 동양하루살이 유충 서식지입니다.

생태학 전문가를 포함한 연구팀이 물로 들어갑니다.

수심 3~5미터 정도 내려가 돌과 모래 틈을 휘저어 봅니다.

하얀 동양하루살이 유충들이 보입니다.

밤이 되자 물 위로 올라옵니다.

팝콘처럼 부풀어 올랐다 날개를 펼칩니다.

그리곤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유충에서 탈피하는 이른바 '우화'를 하는 겁니다.

[김동건/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생태학 전공) : 우화를 할 때 가장 취약할 수가 있거든요. 얘네들은 동시에 발생함으로써 포식자들한테 포식 될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가 있는 거죠.]

이후 풀숲에 머물다 밤에 떼를 지어 날갯짓을 하며 짝짓기를 하며 개체 수를 늘려 갑니다.

올해 4월 평균 기온은 14.9도로 지난 50년 이래 가장 더웠습니다.

[김동건/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생태학 전공) : 예년에 비해서 올해 한 일주일 정도 빨라진 것 같고요. 대량 발생 직전에 비가 오면서 개체들이 하류까지 떠내려가서 예전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용산이라든지 마포까지 출몰하고…]

동양하루살이 떼도 예년보다 일찍 출몰하고 있습니다.

■ 보기엔 불편해도 '해충' 아닌데…

[앵커]

이 벌레는 해를 끼치는 '해충'은 아닙니다. 그래서 살충제를 쓰면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데, 함께 살기에는 불편한 게 사실이죠. 동양하루살이가 불빛에 달려드는 특성을 거꾸로 이용하는 방제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계속해서 함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에서만 서식합니다.

유충을 없애자고 맑은 한강 물에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김동건/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생태학 전공) : 동양하루살이가 유충 시기에는 유기 물질들을 먹고 살면서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거든요.]

날개를 젖게 하려고 물을 뿌리거나 끈끈이, 포충기까지 동원됩니다.

하지만 이미 도심으로 몰려온 뒤입니다.

그래서 정부와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가 도심으로 날아가기 전 미리 포획하는 실험에 나섰습니다.

저는 지금 한강 수변부에 나와 있습니다. 제 옆에 보이는 이 보트에는 400와트짜리 조명 4개가 앞뒤로 설치가 돼있습니다. 동양하루살이가 많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 한강 중앙부로 나가보겠습니다.

밤이 되자 마치 눈보라가 몰아치듯 보트 주위로 하루살이가 몰려듭니다.

육지로부터 150m 정도 떨어진 한강에 나와있습니다. 지금 이곳에 조명을 설치한 지 1시간가량 지났는데요, 물 속에서 수차례 탈피를 거친 뒤 물 밖으로 나온 동양하루살이들을 유인하는 겁니다.

보트 위에 동양하루살이가 수북하게 쌓이고, 물에 빠진 하루살이들은 날아가지 못합니다.

[김동건/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생태학 전공) : 아성충이 비행능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불빛에 유인돼서 수면에서 날개가 젖어서 하류로 떠내려가는 현상들을 목격했거든요. 지금보다 민가 쪽으로 오는 개체들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정부와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실제로 적용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김동건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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