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근무지 옮겨라”… MS, 中 AI 엔지니어 800명에 제안한 속사정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5. 17. 08: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옥 전경./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중 테크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법인에 있는 수백명의 직원에게 해외로 근무지를 이전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이주 초에 중국 국적의 엔지니어들에게 미국,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국가로 근무지를 이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제안서를 발송했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직원 규모는 700~800명에 달하고, 이들 대부분은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기계학습 및 클라우드 컴퓨팅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직원들은 6월 초까지 근무지 이전과 관련된 결정을 내려야한다. 중국에 남는다고 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직원들은 ‘AI와 클라우드에 대한 MS의 글로벌 야망을 실현하려 다양한 장소에서 AI엔지니어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직원들의 근무지 변경을 요청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WSJ는 “이 같은 제안은 바이든 행정부가 최첨단 AI를 개발하는 중국의 능력을 억제하려는 데서 나온 것”이라며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들이 나오면서 피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MS는 오래전부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었다. 구글 검색이 중국에서 전면 차단된 가운데 MS의 ‘빙’이 중국에서 서비스 할 수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MS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대규모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뛰어난 AI 리더들을 양성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MS 출신 엔지니어들이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나 바이두 등 중국 테크 기업 고위직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많다. MS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구개발(R&D) 부문에 7000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중국에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과의 관계로 MS는 미국 정부의 집중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지난 9월 AI관련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회사가 중국 내 AI개발에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 밝히라는 요구를 받았고, 현지 직원중 공산당원이 얼마나 있는지와 같은 질문에 진땀을 뺐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MS는 지난 2021년 중국에서 직장인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 사업을 철수했고, 중국 중심 채용앱인 ‘인케어’를 폐쇄하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