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국내서 만날 수 없어 아까운 차, 토요타 시엔타

2024. 5. 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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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한 연료효율과 뛰어난 공간 활용 능력 강점
 -패밀리카는 물론 다양한 목적 활용 가능성 보여
 -우핸들 국가에서만 판매하는 점 아쉬워

 일본 현지에서 토요타 시엔타를 시승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7인승 하이브리드 MPV로 세그먼트 지향점에 걸맞는 뛰어난 공간 활용 능력이 강점인 차다. 공간감이 좋고 하이브리드 특유의 뛰어난 연료 효율을 갖추고 있다 보니 일본 현지에서는 택시와 렌터카, 교통약자 이동용 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었다. 


 시엔타의 외형은 공간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박스카의 형태다. 충돌 안전성을 위해 보닛이 길게 뽑혀 있고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해 A필러가 완만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아 레이와도 닮은 점이 많다. 이전 세대 까지만 해도 디자인보다는 기능에 충실했던 차 이지만 이제는 제법 미적인 요소도 고려한 모습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260㎜ 전폭1,695㎜ 전고1,695㎜ 휠베이스 2,750㎜다. 길이와 폭만 놓고 보면 현대차 코나(전장 4,350㎜ 전폭 1,825㎜)보다 작지만 키는 반대로 코나(1590㎜)보다 105㎜ 크고 휠베이스(2,660㎜)도 110㎜ 길게 세팅됐다. 얼핏 봐서는 소형 SUV 정도의 체구 정도로 느껴지지만 경차가 많은 일본 도로에서는 이 마저도 크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는 차의 형태와 유사한 형상의 디테일들이 눈길을 끈다. 각이 져 있지만 날카롭지는 않은 시엔타의 형태는 램프류와 그릴, 윈도우 라인 등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휠 아치와 로커패널, 범퍼 등 곳곳에는 플라스틱 소재의 플레이트를 덧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외형에 포인트를 준다. 


 MPV임에도 지루한 느낌이 덜해보이는 이유는 뒤쪽으로 갈 수록 좁아지는 윈도우 라인 덕분이다. 전면부에서 널찍한 시야를 보여주다가 뒤쪽으로 점차 좁아디는 창문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MPV의 형태에 역동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실내는 예상만큼이나 거주성이 뛰어나다. 1열 중앙에 위치할 기어레버는 센터페시아로 옮겼고 주차 브레이크도 브레이크 옆으로 뺐다. 센터콘솔이 삭제됐지만 대시보드와 도어 포켓만으로도 충분한 수납공간을 창출했다. 그 결과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의 공간은 간단한 짐을 놓기에 좋다. 간단한 장을 봐 왔다면 운전석으로 쇼핑백을 들고 타도 좋겠다. 

 커넥티드 시스템도 만족스럽다. 토요타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를 지원해 늘 최신화된 데이터를 제공한다.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해 스마트폰 기반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각종 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도 만족도를 높인다. 


 양쪽에 마련한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광활한 2열 공간이 펼쳐진다. 1열 탑승자가 편한 포지션을 연출하고도 2열 탑승객은 부족함 없이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카니발 같은 미니밴 처럼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하단에 마련된 레일로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300㎜에 불과한 낮은 전고 탓에 어린이나 반려견이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소소한 디테일들도 2열 탑승자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왼쪽 슬라이딩 도어는 원터치 전동 타입으로 열고 닫을 수 있다. 운전석 등받이에는 2개의 C타입 USB 포트를 내장해 충전 소요에 대응할 수 있고 양 옆으로는 작은 포켓을 더해 선글라스나 작은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게 배려했다. 

 3열에 마련한 두 개의 시트에는 누군가를 앉히기는 민망하다. 레그룸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지 않아 구색만 맞춘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다. 시트를 폴딩해 트렁크를 더 넓게 쓰는 편이 좋겠다. 


 실제로도 트렁크 공간은 3열을 접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3열 시트를 2열 시트 아래로 집어넣으면 대형 캐리어 2개 정도는 부족함 없이 적재할 수 있다. 원한다면 위쪽으로 다른 짐들을 더 쌓을 수도 있다. 더욱이 더욱이 3낮은 지상고 덕분에 큰 짐을 싣기에도 부담이 없다. 

 파워트레인은 1.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니켈메탈 배터리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여기에 CVT가 맞물렸으며 전동식 사륜구동 시스템 E-Four도 탑재됐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116마력 일본 WLTC 측정 기준 효율은 25.3㎞/ℓ다. 

 성능을 보고 실망할 수 있겠지만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전기모터 탓에 출력에 대한 갈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내에서는 EV모드 활용 비중이 많다. 이따금씩 엔진이 개입하며 앳킨슨 사이클 특유의 거친 엔진음이 잘 들려오지만 목표한 만큼 배터리를 채우고 나면 이내 정숙한 운행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속도를 높여나가기 시작하면 엔진음은 제법 커진다. 네모난 외형 탓에 유독 바람을 많이 타서 측풍이나 마주오는 바람이 차체를 때리는 소리도 꽤 크다. 도심 주행과는 달리 장거리 주행에서는 조금 피곤할 수도 있겠다.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빔 구조. 이렇다보니 고속에서 전달받는 충격은 제법 큰 편이다. 

 불만을 상쇄시켜주는건 연료 효율이다.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한 채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300㎞ 가량을 운행한 결과 20㎞/ℓ대를 보여줬다. 일본 기준 공인(25.3㎞/ℓ)보다는 낮지만 일본의 연비 측정 기준이 우리나라보다 후하다는걸 감안하면 이 정도 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느껴진다. 

 핸들링 성능은 예상보다 준수한 편. 키가 커서 자칫 휘청거릴 것 같지만 예상보다 정직한 스티어링 응답성과 안정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코너링 시 뒤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할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E-Four는 안정적으로 구동력을 배분해 뒷바퀴를 정상적인 궤도로 끌고 나간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똑똑하게 반응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거리 인식 및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차로 유지 기능까지 더해져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도를 크게 낮춰주는 역할도 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신호등을 인식해 신호가 바뀌었다는걸 안내해주는 건 물론 차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스스로 속도를 줄이며 배터리까지 충전한다. 

 토요타 시엔타는 뛰어난 효율과 거주성, 공간 활용 능력이 돋보이는 차다. 이런 점에서는 패밀리카는 물론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 다재다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명한 수요를 만들어 낼 것 같지만 국내에서 만나보는건 어려울 것 같다. 우핸들 차들이 운행되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지에만 수출되고 있어서다. 아쉽지만 3~4인이 일본을 여행할 일이 있을 때 렌터카로 이용하기에 좋은 정도겠다. 

 토요타 시엔타 하이브리드 E-Four의 일본 현지 판매 가격은 257만8,000~310만8,000엔(한화 약 2,240~2,700만원)이다.

하코다테=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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