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초처럼 기사회생하길”…뚝섬 ‘세송이물망초의 정원’에 눈물도
슬프기만 했던 물망초 꽃들이 햇살 아래 반짝이는 유리 온실 속에서 시들지 않는 꽃으로 다시 피어났다.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송환을 기원하는 상징물인 ‘세송이물망초‘를 모티프로 한 예술작품이 뚝섬 한강공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16일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시작된 서울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 한켠, 나난강 작가의 작품 ‘세송이물망초의 정원’이 설치됐다.
통일부는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에 대한 대내외 관심 환기를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펴고 있다. 이번 작품 공개는 그 일환이다. 나난강 작가가 아티스트피를 받지 않고 재능기부 형태로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은 유리온실 안에 물망초와 소나무, 파초, 나비 형상이 희망의 밝고 푸른 빛으로 어우러진 모습이다. 입출구 쪽에는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들의 사연과 역사를 알 수 있는 영상물이 재생된다. 관람객은 자유롭게 온실을 드나들며 작은 물망초 정원을 거닐 수 있다.
또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파초는 겨울엔 죽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봄이 되면 다시 새순이 돋는 식물로 기사회생을 의미하고, 비록 작은 정원이지만 나비들의 날갯짓이 작지만 큰 효과를 불러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비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제막식에 참석한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의 가족들도 감사를 표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세 명(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이제 납북자 전담부서가 만들어져 생사확인이라도 되겠구나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저는 45년 북한에 살다 대한민국에 온 지 18년이 됐다”며 “(북한에 사는 동안) 국군포로 자녀로 태어난 죄로 연좌제를 당했는데 대한민국에 와서 보니 뜻깊은 행사를 하게 돼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가족들이 잠시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며 “물망초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해 더 많은 시민이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은 자국민 보호라는 중대한 국가적 책무이고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목표라는 김 장관님 말에 적극 동의한다”며 “이 문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함께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 현장은 국제정원박람회에 왔다가 유리온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시민들이 함께해 대성황을 이뤘다. 남북관계가 단절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없던 통일부 입장에서는 깜짝 흥행이었다. 마이크 고장으로 오 시장과 김 장관, 이 대사 축사가 거의 들리지 않았는데도 시민들이 유리온실을 감상하러 몰려들고 유리온실이 베일을 벗을 땐 “우와”하는 탄성과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행사에 대한 상반된 반응도 공존했다.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를 협상할 대화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현재 남북관계의 한계도 고발됐다.
‘세송이물망초의 정원’ 작품은 2024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오는 10월까지 같은 자리에서 유지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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